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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급랭’..조정기 돌입?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29 22:22

수정 2009.07.29 22:22



과열 양상을 보일 정도로 단기간 급등했던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재건축 소형평형의무비율 20% 유지 등의 악재로 매수세가 빠르게 위축돼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형평형의무비율 20% 유지나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비수기에 소폭 하락하는 일시 조정에 들어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단지 하락세 확산

29일 강남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 말로 접어들면서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운데 하락세로 반전되는 곳이 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는 지난 24일까지 12억25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었으나 28일 기준 12억원으로 호가가 내려앉았다. 개포동 주공1단지 49㎡도 같은 기간 10억원에서 9억9000만원으로 내렸고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02㎡도 14억원에서 13억9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강남권(강남·서초·송파) 재건축아파트는 지난 28일 기준 전주 대비 -0.0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폭등세를 기록하던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지난 3월 13일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닥터아파트 윤송희 전임연구원은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단기 급등한 데 따라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너무 과열됐었기 때문에 당분간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J&K투자연구소 권순형 대표는 “상반기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용적률 상향 등이 미리 반영된 결과”라며 “최근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회복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더 이상 강남 재건축단지만 오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문가, ‘일시적 조정’에 무게

전문가들은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값 하락세에 대해 일시적 조정국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가운에 일부 하락 반전하는 곳이 생기는 것은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은 가운데 나타나는 몇몇 단지의 호가조정에 따른 것”이라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휴가철로 접어들면서 단기간 급등에 따른 휴지기로 봐야 한다”면서 “수요자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당분간 소강 상태가 이어지다 다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서울시가 최근 확정 발표한 ‘재건축아파트 소형평형 20% 유지’ 계획도 한강변 몇몇 중층 재건축단지만 해당될 뿐 강남권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서울시가 재건축 소형평형의무비율 20%를 유지할 것이란 이야기는 사실 강남권 시장에서는 이미 다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몇몇 단지를 제외하고는 사업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부 단지에서 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은 10억원 이상 주택에서 1000만∼2000만원 정도 호가가 조정된 것일 뿐”이라면서 “여름휴가철이 지나고 9월로 접어들면서 다시 오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시장 효과 미미할 듯

내달 중순께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가 풀리는 데 따라 재건축시장에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많다. 해당 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 가운데 3년 이내 사업시행인가 신청이 없는 곳 등으로 제한을 두고 있어 강남의 주요 재건축아파트는 대부분 해당사항이 없어서다.
해당 단지 중 관심을 둘 만한 곳은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가운데 주공1단지, 대치동 청실1차, 반포동 신반포 한신1차 등이다.

강남구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개포 주공1단지가 내달부터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해져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다른 개포 주공아파트보다 가격이 더 떨어지거나 하진 않았다”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해제로 인해 강남권 재건축 급매물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동안 가격 급등락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일부 조합원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규제 해제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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