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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매매값 앞서 오르는 ‘선행현상’ 재연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03 22:23

수정 2009.08.03 22:23



올해 들어 서울지역 아파트의 전셋값이 매매값에 앞서 상승하는 ‘전셋값 선행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이는 과거 사례로 볼때 전셋값이 먼저 올라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매매가격도 뒤따라 오르는 것으로 매매가격 추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일 국민은행의 집값 시계열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나타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동조화 현상’이 지난해부터 깨진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셋값이 매매값에 앞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조화 현상은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같은 시기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2004년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2005년 상승세(각각 9.1%, 6.2%)로 반전한 데 이어 2006년 고점(매매가격 24.1%, 전세가격 11.5%)을 기록한 뒤 상승폭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같은 시기에 동반 상승 또는 상승폭이 둔화되기 시작하는 동조화 현상을 보인 셈이다.


이에 비해 2003년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3.2%)은 매매가격(10.2%)과 달리 하락한 뒤 2004년에 매매가격도 뒤따라 -1.0%로 하락하는 전셋값 선행현상이 나타났었다.

그러나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은 세계적 금융위기로 경기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이후 사라졌다.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1.8%로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매매가격은 3.2% 올라 대조를 보였다. 이어 올해들어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 7월까지 1.8%로 상승세로 반전했으나 매매가격은 0.6% 수준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처럼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동조화 현상에서 벗어난 서울지역 아파트는 전셋값 선행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하던 서울지역 전셋값은 올해 2월 상승세로 반전했으나 매매가격은 4월에야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변동폭 역시 전셋값은 올해 2월 이후 3.5% 올랐지만 매매가격은 4월 이후 2.0%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주택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현상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매매가격 상승 압력도 거세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 시계열 자료나 분석보고서를 보면 일반적으로 집값 상승기에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선행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다만 금리나 규제 등 정부의 정책에 따라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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