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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년 입주량 뚝.. 전세값 상승 압박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21 22:40

수정 2009.12.21 22:40



서울지역의 내년 중 아파트 신규 입주(예정) 물량이 최근 10년간 평균치의 65% 수준에 불과해 수급불안에 따른 주택 매매 및 전세시장 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경기와 인천지역은 입주물량이 예년 평균치보다 20%가량 웃돌아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뉴스는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를 통해 최근 10년간 아파트 입주물량과 이에 따른 주택 매매 및 전세시장 동향과 전망을 파악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이번 조사결과 내년 중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15만411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지역 입주물량은 3만6023가구로 최근 10년간 평균 입주물량(5만4791가구)에 비해 35%정도 적다. 이에 비해 경기지역은 내년 입주 물량이 11만7865가구로 예년 평균(9만9286가구)에 비해 18%, 인천지역은 1만7987가구로 예년 평균(1만5102가구)보다 19%가량 각각 늘어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서울 ‘상승압박’ vs 인천·경기 ‘안정세’

내년 집값은 서울지역은 수급불균형으로 주택 매매 및 전세가격이 상승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지역은 입주물량 감소에다 지난해 이후 올해까지 진행된 재건축 및 뉴타운지역의 정비계획 수립과 사업인가 물량이 급증, 내년부터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멸실가구마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주택 공급 부족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멸실되는 주택은 올해 3만1061가구에 이어 내년엔 4만8689가구에 달한다. 서울지역 멸실주택이 예년 평균 1만∼2만가구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멸실주택은 2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내년에 서울지역 전세시장은 수급불균형으로 연간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매매시장도 상승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경기와 인천지역은 입주량이 크게 늘어 전세와 매매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신규 입주량이 1만가구 이상인 경기 고양시(1만3511가구)와 광명시(1만156가구), 용인시(1만4054가구), 파주시(1만711가구), 남양주시(1만1595가구) 등에서 하락압박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내년 중 고양시와 용인시 등 입주량이 1만가구 이상인 지역에선 전세 및 매매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방간에 집값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주물량 증가, 전세시장 ‘직격탄’

최근 10년간 입주물량 변화에 따른 아파트 전세 및 매매가격 변동상황을 분석한 결과 입주물량이 해당 지역 전세시장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매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전세가격은 입주물량이 크게 늘면 떨어지고 줄면 오르는 패턴을 보였다.

실제 서울지역의 경우 입주물량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3년(7만7197가구)과 2004년(6만2147가구)에 각각 1.68%, 4.21%나 빠졌다. 2008년(5만4278가구)에도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가격이 3.09% 하락했다. 하지만 입주물량이 평년에 비해 적었던 2006년(4만7300가구)과 2007년(3만6600가구), 2009년(2만9428가구)에는 각각 11.6%, 2.85%, 10.37%나 올랐다.

이에 비해 매매시장은 입주물량과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았다. 2008년을 제외하고 2001년부터 올해까지 입주물량에 상관없이 상승세가 이어졌다. 부동산114 이호연 연구원은 “입주물량이 전세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매매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매매시장은 정부 정책이나 경기 변동 등에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역 내년에도 전세난 가중

내년에도 서울지역의 전세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신규 입주물량이 줄고 멸실주택이 크게 늘어나는 데 이어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줄을 이으면서 전세입자들이 매입을 늦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전세입자들 중에는 값싼 보금자리주택 등을 분양받기 위해 주택구입을 미루고 청약가점을 쌓는 것도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서울지역 전세난이 심화되면 경기나 인천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몰려 국지적으로 이들 지역 전세시장도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내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9만9712가구로 올해(28만426가구)보다 약간 늘어난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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