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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말잔치인가.. 성장동력인가] 한류 15년간 관련수출 겨우 27억弗 늘어

최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22

수정 2014.10.24 21:29

[한류, 말잔치인가.. 성장동력인가] 한류 15년간 관련수출 겨우 27억弗 늘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2012년)에 이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년)의 대흥행으로 한류가 재도약기에 진입한 분위기다. 중앙 부처는 물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한류 사업에 매달리며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문화대국론에 입각한 묻지마식 '한류 드라이브'에 빠지기보다는 한류의 정책적 실효성과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정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한류 3.0시대를 선언하고 드라마(1.0시대)와 대중음악(2.0시대)이 선도하던 한류를 문화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K-Culture'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 한류 관련 정부 예산은 40개 사업 3279억원, 전년 대비 27.3%, 704억원 증가했다. 민간과 공공분문에서 수많은 단체와 기구들이 설립되고 한류 대학원도 2곳이 문을 열었다.
이제 한류는 대중문화뿐 아니라 예술, 패션, 전통문화, 스포츠를 망라한다. 각종 포럼과 박람회, 인프라 조성을 위한 문화원과 학당, 콘서트 타운과 한류관광단지가 우후죽순 격이다.

2004년 현대경제연구원이 한류스타 배용준의 경제적 효과가 3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하면서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주목받게 된다. 한류로 제고된 이미지가 상품 구매로 이어져 수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제조업의 성장을 이끈다는 것이다.

문화상품 수출이 1% 증가하면 소비재 전체 수출이 0.03%(수출 탄력도) 증가한다는 논리다. 이를 근거로 생산, 부가가치, 취업 등에 미치는 한류의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는 한 해 5조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정말 한류의 영향을 받는 제품의 수출은 늘었을까. 관세청이 한류품목으로 분류한 문화, 생활, 식품, 의류·잡화, 가전·컴퓨터 등 5대 제품군이 전체 소비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류가 맹위를 떨친 지난 15년간 오히려 급락하거나 답보상태다.

한류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류 열풍의 초기인 1998년 22.8%, 2001년 25.2%이던 것이 2007년 11.7%로 급락했다. 이어 지난해 12.5%를 기록하는 등 최근 7년 동안 10% 초반 대에 머물러 있다. 금액으로 봐도 1998년 83억4000만달러에서 2013년 110억3000만달러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재 성장률이 연평균 6.1%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는 동안 한류 제품은 2.0% 성장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의류 및 잡화의 경우 한류 관련 5대 품목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998년 56.8%에서 2005년 26.5%, 2012년 18.8%로 떨어졌다.
한류의 직접 영향을 받는 문화상품의 비중은 2012년 4.4%에 불과했다.

수출산업의 구조 변화에 따른 측면이 없지 않지만 한류의 경제전반 기여도는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김휘정 국회 입법조사관은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측정하면서 수치해석을 오도하거나 주관적 지표가 개입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며 "통계의 일관성과 기준을 확보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hchoi@fnnews.com 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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