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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마저 난개발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26 20:44

수정 2014.11.06 04:35



비무장지대 일원 155마일(248㎞)에 가로로 관통하는 포장도로 19개가 개설된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특히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으로 떠받들고 있는 민통선 지역은 무분별한 도로 개설과 각종 난개발로 자연생태계 단절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26일 ‘2008 비무장지대 환경실태 현장 보고서’를 발표했다.

민간 차원에서는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은 이 지역 전체의 기초 자연환경을 지난 2년여에 걸쳐 망라, 정리했다고 녹색연합은 설명했다.

현장보고에 따르면 6·25전쟁 종료 이후 55년간 행정의 사각지대로 존재하면서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각종 난개발이 행해지는 동안 평균 13㎞마다 1개의 도로가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민통선 자연생태계의 서식지 크기가 총 19개의 포장도로에 의해 각각 13㎞ 정도로 조각나 있다는 의미라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특히 파주, 연천, 철원 등 서부전선 지역은 인근 주민들의 불법 농지개간 때문에 습지파괴, 외래종 유입, 산림훼손을 심각하게 유발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 관광도로 등 무리한 도로 건설 후 관리 미비로 절개지 붕괴에 따른 재해위험과 산림훼손은 물론, 민통선지역의 불법 영농에 의한 난개발 초기징후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환경연합은 파악하고 있다.

강원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성 남북 교류타운 역시 정부가 위촉한 동해선 환경생태공동조사단이 여러 차례 위치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는데도 지난 2006년 민통선 안에 건설돼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반도 최대 독수리 월동지인 파주 장단반도에 환경영향평가 없이 들어선 송전탑도 난개발의 상징이며 개성공단은 이미 서부 비무장 지대 최대 습지인 사천강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금까지 약 20개소밖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무장지대 일원의 습지도 보전가치가 높은 대상만 최소 32개소라는 사실이 이번에 조사됐다. 보호지역은 전체 10개소로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이 3개소 11만4447㎡이며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이 7개소로 전체 면적이 2만819㏊에 이른다.


이들 서부지역의 낮은 구릉선 산지에는 백두대간에 이르는 한반도 생태계의 횡축을 형성하며 중대형 포유동물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정 이후 제대로 된 관리와 보전대책 없이 방치하고 있고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은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 일대는 행정당국이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며 “당국 어느 부처도 이 지역 토지에 대한 정량화된 정보가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기자

■사진설명=도로 개설로 천혜의 자연환경 훼손이 심각한 비무장지대 관통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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