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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시세 바닥..부동자금 몰린 상가 고평가”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5 21:46

수정 2014.11.06 01:03



일반적으로 추석이 지나면 부동산 시장은 활기를 찾는다. 신혼과 이사수요 증가 등으로 거래가 늘어나고 신규 분양시장도 활기를 띤다. 하지만 올해 가을 분위기는 사뭇 다를 전망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주택 매수세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관망세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소 거래가 살아나고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와 서울 은평뉴타운 등 유망지역의 신규 분양물량이 나오면서 국지적으로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재건축 아파트' 맑음, '상가' 흐림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올 가을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 종목으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꼽았다. 최근 사업성 악화로 엄청난 추가 분담금을 물어야 하는 곳이 늘어나고 기대됐던 규제완화가 지연되면서 재건축 아파트들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지만 전체 응답자의 37%(11명)는 여전히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올 가을 최고 유망 투자상품으로 선택했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시세가 바닥을 다지고 있어 저가 매수의 기회"라며 "향후 재건축 규제완화가 예정돼 있으므로 부동산 회복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가을 유망한 상품으로 빌딩(5명)과 오피스텔(4명) 등 수익형 부동산도 꼽혔다. 빌딩은 사무실 부족 등이 심화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해 당분간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오피스텔은 최근 소형 주택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형 상품 중 상가는 가장 투자에 신중해야 할 종목으로 지적됐다. 40%(12명)가 상가 투자를 위험하다고 봤다. 상가는 경기 상황과 밀접해 당분간 인기를 끌 상황이 아니며 금리 상승 추세로 수익률 하락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저금리 시대에 갈 곳 없는 자금이 상가에 많이 몰렸고 종부세 면제로 고평가돼 있는 상태"라면서 "상가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에 신중해야 할 종목으로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5명), 다세대·다가구(4명) 등을 꼽은 전문가도 많았다. 이미 많이 올랐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집 마련 시기 '지금' vs '내년 상반기'

최적의 내집 마련 시기에 대해 '지금 당장'(13명)이라는 의견과 '내년 상반기'(12명)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국민은행 박합수 팀장은 "내년 상반기를 대부분 사람이 매입 적기로 생각하고 있다면 그때는 이미 매수시기라고 할 수 없다"면서 "급매물이 늘어나는 등 매수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는 올 가을이 최적기"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내년 상반기를 매입 적기로 보는 전문가들은 그때가 거시경제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정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도 사라져 집값이 상승 전환을 꾀하는 시기로 평가했다.

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엔 지속적인 공급물량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 부각돼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가 매입 적기라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 지역 등 블루칩 중대형 아파트로의 '갈아타기' 타이밍에 대한 의견도 '내년 상반기'(15명)와 '올 가을'(12명)로 의견이 팽팽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이사는 "강남의 경우 바닥논란이 있지만 세제개편 등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추가 하락이 예상되므로 내년 상반기가 갈아타기 적기"라고 지적했다.

반면 추석 이후 바로 강남 등 블루칩으로 입성을 추진하라는 의견은 추가 대책으로 인해 가격이 더 내릴 수도 있지만 재건축 등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거래세 부담을 피한 급매물이 늘어나는 내년 상반기도 갈아타기에 적기지만 올해 하반기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 가격 상승도 예상되므로 가을 성수기로 저점인 지금 매수에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

강공석 사장(투모컨설팅), 강은 팀장(지지옥션), 김신조 사장(내외주건), 김영진 사장(내집마련정보사), 김용진 이사(부동산뱅크), 김종욱 상무(우림건설), 김종택 상무(현대건설), 김학권 사장(세중코리아), 김희선 전무(부동산114), 곽창석 사장(나비에셋), 두성규 연구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대원 수석연구원(상가정보연구소), 박미옥 본부장(법무법인 태승), 박상언 사장(유앤알컨설팅), 박원갑 소장(스피드뱅크), 박재룡 연구위원(삼성경제연구소), 박합수 팀장(국민은행), 신완철 상무(한화건설), 안명숙 팀장(우리은행), 이영진 이사(닥터아파트), 이수문 상무(GS건설), 이재국 교수(서일대), 이형 상무(대한주택건설협회), 임달호 사장(현도컨설팅), 전영수 교수(한양대 국제대학원), 전영진 사장(예스하우스), 조성곤 전략영업센터장(씨티은행), 함선욱 상무(쌍용건설), 함영진 실장(부동산써브), 황용천 사장(와이플래닝). 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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