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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 지고 CEM 뜬다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7 21:45

수정 2014.11.06 00:42



인터넷 포털 후발주자였던 구글은 탁월한 검색엔진으로 야후, 라이코스 등 선발 회사들을 제치고 세계 포털 제왕이 됐다. 검색환경을 분석한 뒤 페이지 링크기술 등을 개선해 빠르고 정확한 검색환경을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세계적인 커피 전문 체인점 스타벅스는 ‘스타벅스’란 브랜드가 제공하는 독특한 생활양식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소비자들이 스타벅스의 제품과 공간을 사용하면서 얻는 총체적인 경험을 신제품 출시나 매장 위치 선정 및 인테리어 구성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전문적인 카운슬링과 편안한 고객 체험이 가능한 토털 뷰티 숍 ‘아리따움’을 선보였다. 고객에게는 고급 서비스와 솔루션을, 점주에게는 영업성과 향상의 효과를 제공하는 선진형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관계관리(CRM)에 이어 고객경험관리(CEM)가 주목받고 있다. 기업이 소비자와 다양한 접촉을 통해 얻은 소비 패턴을 기계적으로 분석하는 CRM이 뾰족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고객들의 이성적인 경험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매장 직원의 친절도에 따른 감성적 경험분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CRM? CEM!”

CEM이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중요해졌기 때문. 한정된 소비자를 붙잡아 두려다 보니 소비자의 구매패턴뿐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체감하는 경험까지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CRM은 기업체의 시각에서 다양한 고객과의 관계를 통해 얻은 정량적 수치 데이터를 사용한다. 유통 매장에 설치된 판매시점정보(POS)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판매현황을 집계하거나 시장조사 및 인터넷 클릭수 분석 등을 통해 고객들의 수요변화를 분석한다.

반면 CEM은 소비자의 시각에서 구매 패턴이나 성향을 분석해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방법과 전략을 수립한다. 정량적인 수치뿐 아니라 포커스그룹 인터뷰, 1대 1 면접 인터뷰 등 정성적인 방법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감성적 경험을 분석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CEM 시장 확대 대비해야

CEM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6년 4·4분기에 포레스터리서치가 미국 기업 7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25%만이 고객경험관리 측정체계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CEM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문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제 막 도입기에 들어서고 있다. 아직 전문적인 CEM 솔루션 업체가 없다는 게 그 방증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통신 및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CRM 도입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졌으나 점차 CRM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하면서 솔루션 시장도 침체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CRM 가운데 데이터의 품질 향상과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CRM 및 CEM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 CEM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CEM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업계는 CEM에 대한 컨설팅 방법론 개발 및 인력확보 등 CEM 시장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yhj@fnnews.com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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