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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 코스터 환율’ 구조적 문제 때문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4 22:22

수정 2014.11.05 11:16



‘1187.00→1395.00→1208.00’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이다. 패닉(심리적 공황)이 외환시장을 휩쓸며 8일 만에 달러당 208.00원 치솟으며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더니 급기야 4일 만에 187.00원 폭락해 그간의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장중 환율(9일 1485.00원)까지 감안하면 이 기간 변동 폭은 298.00원에 이른다. 그야말로 ‘롤러 코스터’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다른 나라들도 불안하긴 했지만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다. 10일 기준으로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지난 연말에 비해 28.5%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유로화 가치는 6.7%, 영국 파운드화는 13.9%, 태국 바트화는 12.8% 각각 낮아지는 데 그쳤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이처럼 유독 금융위기에 취약한 이유로 구조적인 문제를 꼽는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의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자본의 유출입이 많다는 데 있다. 시장의 규모가 크면 환율도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맞춰 움직이겠지만 규모가 작으니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구조도 문제다. 무역의존도(수출입 총액을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수치)가 90%에 이르는 등 내수보다는 수출에 의존한 성장을 하다 보니 국제적인 위기가 오면 마땅히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연구위원은 “대외 의존도가 심하면 해외 충격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소비, 투자 등 내수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환율 조정에 나서는 일도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입을 모았다.
환율을 거시경제 운용방향에 맞춰 운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양대 하준경 교수는 “우리나라와 같은 개방경제에서 특정한 환율정책을 쓰면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면서 “변동성을 줄이려면 지금처럼 정부가 애매하게 시장에 개입하느니 차라리 완전고정이나 완전자율제를 채택하는 게 더 낫다”고 지적했다.


배민근 연구위원은 “2년 전부터 우리나라를 드나드는 자본량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많지 않다”면서 “정부는 환율시장보다는 외화자금 시장의 대부자로서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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