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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인지도 오르는데 가입자는?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03 20:53

수정 2008.12.03 20:53



서울 신촌 한복판에 있는 5층짜리 KT와이브로 체험관 ‘W스타일 숍’. 기자가 찾은 지난 1일 오후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와이브로와 결합된 ‘넷북’,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을 만져보거나 와이브로가 연결된 노트북으로 인터넷서핑·게임 등을 즐기고 있었다. 인텔코리아와 일본 전자업체 관계자 15명도 이날 와이브로 체험관을 보고 갔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곳은 와이브로를 체험하고 가입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장 관심을 많이 끄는 기기는 40만∼6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넷북이다. 한 판매직원은 “이곳은 휴일보다 평일에 사람이 더 많이 찾는데 많을 때는 하루 20여개의 넷북이 팔린다”고 말했다. 주 고객은 젊은층이다.
와이브로 결합상품을 18개월 할부로 구입하면 그냥 살 때보다 20∼30% 정도 저렴하다.

와이브로는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희망적이다. 하지만 높아지는 인지도만큼이나 KT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와이브로 실가입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와이브로 네트워크 구축 및 단말기 개발에 KT가 쏟아 부은 돈은 올해까지 7900억원. 이렇게 해 KT는 지난해 4월 서울 전역에 이어 지난 10월엔 수도권 19개시에도 와이브로 서비스를 개통했다. 와이브로 이용 가능 인구가 우리나라 인구 절반에 해당될 정도로 서비스 지역을 늘렸다.

하지만 가입자 증가세는 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매달 1만5000∼2만명 정도 되는 신규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기존 가입자들의 해지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지난 6월 20만명을 정점으로 가입자가 계속 빠지면서 11월 말 현재 18만명 아래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KT의 와이브로 매출은 지난 2·4분기 229억원까지 올랐다가 3·4분기엔 158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와이브로 가입자가 생각보다 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경기침체도 악재지만 무엇보다 와이브로가 무선인터넷을 하는데 없어선 안 될 ‘필수재’가 아니라는 것. 서울·수도권 중심지 웬만한 곳은 와이브로가 없어도 무선인터넷이 된다. 품질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와이브로 가능 지역에서도 100% 터지는 게 아니라 음영지역이 있어 서비스 도중 끊기는 경우가 많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100메가급 초고속인터넷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요구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이다.


또 KT가 하고 있는 프로모션 요금제(1� 사용량에 월 1만원)가 내년 5월께 끝날 예정이어서 사용 빈도 대비 요금에 대한 불만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KT는 품질을 안정화하는 것과 함께 ‘와이브로 얼라이언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결합상품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노트북, 내비게이션, PMP 업체 등과 제휴해 결합상품으로 싸게 내면서 다른 산업과도 제휴, 와이브로를 이용한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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