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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이번엔 ‘사이버 전쟁’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08 23:08

수정 2009.01.08 23:08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지 12일 만에 처음으로 조건부 정전협정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인터넷 세상은 전쟁이 한창이다. 이스라엘의 침공에 분노한 아랍권 해커들이 네트워크에서 공세를 펼치면서 사이버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 위협을 감시하는 보안사이트 ‘산즈 인터넷 스톰 센터’(SANS Internet Storm Center)는 이스라엘 사이트를 표적으로 삼은 중동 해커들의 해킹 활동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8일 경고했다.

산즈에 따르면 아랍권 해커 집단 ‘팀 에빌(Team Evil)’에 의해 이스라엘의 일간지 사이트인 와이네트(http://www.ynet.co.il/)가 상당 시간 해킹당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400여개 이상의 이스라엘 웹 사이트가 해킹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해커들은 해당 사이트들의 초기화면에 ‘가자 주민들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이스라엘은 즉각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가 불타고 있는 사진을 올려 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랍권 해커들의 이러한 행동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전쟁이 막 발발했을 당시에는 이스라엘 사이트의 초기화면을 변경하거나 서버에 대한 서비스 거부(DOS) 공격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해당 사이트에 악성 코드를 심어 놓는 등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기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스라엘 서버뿐 아니라 관계성이 낮은 유럽·미국 홈페이지까지 해킹 위협이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보안업체 맥아피도 최근 다양한 웹사이트들이 모로코와 가자 해커들이나 ‘팀 크루얼보이즈(Team CruelBoys)’로 자신들을 소개한 해커들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알렸다.


한편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지난달 27일 개전한 이래 37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최단 기간 최대 인명 피해라는 기록을 남겼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사진설명=아랍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사이트의 초기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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