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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과감한 미디어 개혁 감명” 최시중 방통위장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08 22:26

수정 2009.02.08 22:26



【파리(프랑스)=이구순기자】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신문·방송 겸영과 대기업 방송시장 진출을 허용하는 미디어 관련법 처리가 지연되는데 대한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지난 6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디어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쉘 브와용 CSA(방송위원회) 위원장과 크리스틴 알바넬 문화커뮤니케이션부 장관 면담을 마치고, 동행한 기자들을 만나 "미디어 융합과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미디어 산업 구조개편이 세계적 추세임을 새삼 느꼈다"며 "우리가 정책적 지체 때문에 낙오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의회는 지난 5일(현지시간) 공영방송개혁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프랑스TV를 비롯한 공영방송사들의 수익 3분의 1을 차지하는 광고를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부족한 수익은 민영방송사와 통신회사들이 매출액의 일정액을 기금으로 납부해 충당하기로 했다. 또 독립기구인 CSA가 선임하던 공영방송사 사장을 국무회의에서 선임하도록 했다.


최 위원장은 "프랑스도 공영방송개혁법에 반대해, 파업도 하고 의회의 반발도 있었지만 법이 통과되고 나면 견해가 다르더라도 존중해주고 법질서를 준수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며 "(지난 연말 보여준)우리 국회의 모습은 그동안 어렵게 쌓아놓은 국가 브랜드를 실추시키는 모습이며, 2월 국회는 해동(解凍)의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방송 환경에서 공영방송의 부족한 수익을 민간방송사의 기금으로 충당하는 프랑스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최 위원장은 "수신료 인상이나 민간기업의 기금이나 마찬가지로 국민의 돈"이라며 "수신료 인상으로 해결하는 것이 단순하고 쉬운 방법 아니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지난 81년 결정된 KBS의 수신료가 30년 가까이 인상되지 못하는 것은 KBS가 수신료를 높여줘도 좋다는 국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KBS가 BBC처럼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방송이 되지 않고서는 수신료 인상이 어렵다"고 했다. 이는 수신료 인상을 위해선 KBS가 먼저 개혁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 위원장은 "지상파 디지털전환을 추진하는 프랑스가 저소득층이나 노인, 난시청 지역 주민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우리도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CSA는 오는 2010년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앞두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디지털TV 수신기 지원, 난시청 해소를 위한 펀드 구성 같은 다양한 정책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디지털TV 수신기를 지원하는 것 외에 차상위계층 등 약자에 대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cafe9@fnnews.com

■사진설명=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가운데)이 지난 6일 프랑스 방송위원회(CSA)를 방문, 미셸 브와용 CSA 위원장(왼쪽)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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