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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진출 토종 게임포털 ‘시련의 계절’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08 22:34

수정 2014.11.07 12:00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이 한계에 온 것일까. 최근 일본에 퍼블리싱한 국산 게임 포털들의 온라인 게임이 연이어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이관되는 신세에 처하고 있어 일본 온라인게임시장 한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온라인 게임시장 성장세가 당초 기대와 달리 지지부진하면서 게임을 늘릴수록 기존 시장 나눠 먹기 현상이 빚어지는가 하면 비용을 견디다 못해 탈락하는 게임이 속출하고 있다.

■토종 게임포털 日퍼블리싱, 시련

8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포털 엠게임은 직접 개발한 다중역할수행접속게임(MMORPG) ‘풍림화산’의 일본 서비스를 오는 3월 12일 중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풍림화산은 지난해 7월 24일 부분 유료화를 통해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지 반년 만에 서비스를 접게 됐다. 엠게임은 지난 2일 게임 아바타의 무료 배포를 시작한 데 이어 오는 12일에는 게임 내 유료 아이템 판매를 중지할 계획이다.

엠게임 관계자는 “이용자들 반응 등 제반사항을 검토한 결과 더 이상 패치나 업데이트를 하기보다 재서비스를 위해 중지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며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되는 것은 아니며 일본 이용자들이 구입한 게임머니인 ‘민트(MINT)’나 유료 아이템의 환불정책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비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넷마블을 운영하는 CJ인터넷도 지난해 4월 ‘용호의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MMORPG ‘파천일검 2’의 서비스를 오는 27일 종료한다.

CJ인터넷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에 따라 넷마블 재팬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개발사인 매직스와의 계약이 해지돼 퍼블리싱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데이터의 이전 계획은 없으며, 서비스 종료와 동시에 모든 캐릭터 데이터를 삭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NHN의 한게임 재팬도 지난 2007년 7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스퀘어에닉스의 ‘콘체르토 게이트’의 서비스 운영권을 오는 4월 게임팟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한게임 관계자는 “캐릭터 등의 게임 데이터는 게임팟으로 이전되지만 채널링을 제공, 한게임의 기존 아이디를 이용해 플레이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이관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게임은 이 외에도 최근 현지서 퍼블리싱한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인 ‘디그더그 아일랜드’와 액션 슈팅 게임 ‘TANKURU’도 4월 21일 퇴출시킬 예정이다.

■일본시장 포화…서비스 종료게임 급증세

일본에 진출한 게임포털들이 이처럼 게임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이전하는 것은 비용만큼 수익이 나오지 않기 때문. 솎아내기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은 포화 상태인 데다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가 최근 회원수 250만명을 돌파한 것을 비롯,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7년째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게임온이 서비스하는 ‘붉은 보석’ 등 기존 게임들도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 수익을 확보하지 못해 좌초하는 온라인 게임들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 1년 이상 서비스를 이어가는 ‘롱런’ 타이틀의 수가 175개에서 196개로 늘어난 반면 2004년과 2005년 30여 개 안팎에 불과했던 서비스 종료작 수가 2007년에는 72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대해 요지 가와구치 일본 온라인게임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열린 ‘2009 세계 게임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성장기가 끝남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는 게임들의 양극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기존 콘솔게임 사용자들의 온라인게임 기피도 원인

또 기존 인기 게임들과 콘솔 게임시장의 벽이 전통적으로 높다는 점도 이들 온라인 게임에는 악재다. 지난해 일본 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일본인 중 84.6%가 한 번도 온라인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 온라인 게임을 해 볼 생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44.6%가 ‘전혀 할 생각이 없다’라고 응답했다.


김신 퍼스트핸즈 대표는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을 온라인 게임으로 유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만큼 일본 온라인 게임시장에 이들이 유입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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