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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SW마켓 ‘춘추전국’ 시대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18 22:36

수정 2014.11.07 10:38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의 대명사로 여겼던 애플 ‘앱 스토어’의 대항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노키아가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래스(MWC) 2009’에서 각자의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선보이는 등 장터가 급증하고 있는 것. 바야흐로 온라인 소프트웨어 시장의 춘추전국시대다.

■‘앱 스토어’ 벤치마킹 온라인 장터 우후죽순

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 새로운 스마트폰 전용 운영체제(OS)인 ‘윈도 모바일 6.5’와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 ‘모바일을 위한 윈도 마켓플레이스(Windows Marketplace for Mobile)’를 공개했다. 올 하반기 문을 열 마켓플레이스는 기존의 ‘윈도 라이브 ID’만 가지고 윈도 기반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손쉽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검색·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노키아도 휴대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온라인 상점 오비(Ovi)를 오는 5월 9개 국가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올가을 글로벌 오픈 예정인 오비에 접속할 수 있는 첫번째 휴대폰은 오는 6월부터 판매될 노키아의 최신 스마트폰 ‘N97’이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노키아 기기들이 오비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노키아는 특히 애플리케이션 확장을 위해 개발자들이 가져가는 수익금을 다운로드 과금의 70%로 책정했다. 개발자들은 오는 3월부터 오비닷컴(www.ovi.com)에 자신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업로드할 수 있게 된다. 소셜네트워크사이트인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 게임업체 일렉트로닉 아츠, 세계 최대의 여행 사이트인 론리플래닛 등 콘텐츠 제작사들은 이미 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이달 중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만든다. ‘블랙베리’의 리서치인모션(RIM)과 차이나모바일도 올해 안에 모바일 소프트웨어 상점을 연다. 국내에서는 삼성과 SK텔레콤이 온라인 소프트웨어 시장 대열에 합류한다.

■뒤늦은 콘텐츠 플랫폼들, 모두 생존하긴 어려워

이 같은 IT 거인들의 애플리케이션 장터 마련 움직임은 자신들의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채워넣을 ‘플랫폼’을 뒤늦게라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휴대폰에 탑재하는 카메라의 화소 수 등 다양한 기능 대신 이용자들이 스스로 만들어 올리는 콘텐츠에 주목하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문을 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용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 ‘앱 스토어’는 이용자들이 등록한 프로그램 개수와 다운로드 건수가 각각 2만여개와 5억건에 달해 ‘애플 제국’의 확대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IT 업계에서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앱 스토어 아류들이 모두 생존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년 후에는 소비자와 개발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장터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절반 정도가 살아남는다면 다행”이라고 내다봤다.

후발주자들도 앱 스토어와 완전히 같아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노키아가 오비 스토어에 이용자의 친구가 구매한 애플리케이션을 보여 주는 기능, 사용자의 위치나 시간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 등을 도입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어낼리틱스(SA)는 2006년 9100만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오는 2012년에는 4억6000만대로 증가, 2015년에는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을 압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A는 이와 더불어 게임과 동영상, 벨소리 등 모바일 콘텐츠 시장 역시 올해 18% 성장한 67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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