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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쿡..도메인이 없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09 22:17

수정 2009.04.09 22:17



‘브랜드는 있지만 도메인(인터넷주소)이 없다(?).’

통신 업계가 고유 회사명보다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브랜드 도메인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새 브랜드를 정했지만 도메인은 이미 다른 곳에서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이미 쓰고있는 도메인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 SK텔레콤, LG텔레콤은 대표 브랜드의 닷컴(.com) 도메인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LG텔레콤의 모바일인터넷 대표브랜드 ‘오즈(OZ)’는 닷케이알(.kr), 닷컴 도메인 모두 없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오즈를 론칭했을 때 이미 다른 사업자가 오래 전부터 사업을 하고 있어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LG텔레콤은 회사 도메인을 확장해 오즈사이트(oz.lgtelecom.com)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도메인 확장 방식은 주소가 길어 이용자들이 쓰기 불편하다. 또 브랜드 도메인은 짧고 강해야 하는데 길면 마케팅 효과가 떨어진다. 더구나 이용자들이 포털을 통해 검색할 때 엉뚱한 유사사이트로 들어가는 일이 잦아진다.

현재 오즈 닷케이알은 한 온라인 게임전문업체가 지난 96년부터 서비스 홈페이지로 쓰고 있다. 또 오즈닷컴은 노키아에 모바일 메시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 사이트다.

KT의 유선 통합브랜드 ‘쿡(QOOK)’도 닷컴 사이트가 없긴 마찬가지다. 브랜드개발을 맡은 남규택 KT 상무는 “쿡(QOOK)이라는 닷컴 사이트는 외국업체가 갖고있는데 연락을 해도 닿지 않았다”며 “QOOK 말고 ‘KOOK’으로도 검토를 해봤지만 도메인 확보 등을 감안해 QOOK으로 정했다”고 했다.

더 재미있는 일은 최근 ‘QOOK’ 관련 도메인 등록이 급증한 일이다. 쿡 브랜드가 노출된 한달사이에 ‘쿡쇼핑’, ‘쿡골프’를 비롯해 발음이 비슷한 ‘KOOK’,‘QOOCK’ 등으로 수십건의 유사 도메인이 등록됐다.

SK텔레콤도 ‘T’ 브랜드 대표사이트로 ‘T월드’의 닷케이알 도메인만 갖고있다. ‘T월드’ 닷컴은 미국의 부동산 거래 및 기업 M&A중개업체 사이트다.


진충희 인터넷진흥원 도메인관리팀장은 “전세계에서 닷컴 도메인은 지난해 말까지 8000만개를 넘었다”며 “사실상 알파벳으로 조합할 수 있는 단어들은 거의 다 도메인으로 등록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닷케이알은 100만개를 넘었다.


도메인 등록업체 후이즈 정지훈 팀장은 “우리나라에선 포털사이트를 통한 검색이 보편화되긴 했지만 브랜드와 같은 도메인 확보는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모바일인터넷 개방이 확대되면 브랜드 도메인의 중요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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