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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 활성화..한국기업 ‘현지화’로 뚫는다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1 22:30

수정 2009.05.21 22:30



정부의 대중국 수출 확대 지원 방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중국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다.

글로벌 경제위기 전까지 국내 기업들은 중국을 해외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로 삼는 전략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중국 정부가 내수시장 활성화로 정책을 선회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중국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현지완결형 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LG전자 등 일부 기업은 21일 프리미엄급과 중저가급 시장을 동시 공략해 마진 확대와 함께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중국이 올해 초 실시한 자동차 하향과 가전하향 정책 등 내수진작 카드는 국내 기업들의 현지 내수공략의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이 정책은 TV, 휴대폰,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판매가격의 13%를 보조금으로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비 증가와 내수진작책에 힘입어 자동차, 가전, 철강, 화학 업종 관련 국내 기업들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45%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LCD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중국 수요의 확대 영향으로 국내 생산시설을 100% 가동하고 있다.

LG전자는 중국 농촌의 가전제품 구입 지원제도인 가전하향 정책의 LCD TV 공급업체로 선정돼 중국 내륙지역까지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더구나 LG전자는 올해부터 디지털방송이 전국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중국 디지털TV 내수시장에서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글로벌 완성차메이커의 최대 격전지인 중국시장에서 기록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위기 속에서 중소형차를 앞세워 중국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월 판매량이 처음으로 5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4월보다 74.0% 늘어난 것으로 최근 3개월 연속 70%의 증가세를 구가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가 중국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고를 달성하고 있는 것은 ‘자동차 하향’ 정책을 적절히 활용한 것이 한몫했다. 배기량 1600cc 미만의 소형 자동차를 사면 세율을 절반으로 깎아주는 정책 영향으로 현대차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체 차종 가운데 중소형차 비율이 절반을 넘길 정도다.

이 밖에 석유화학업계도 중국 내수경기 회복으로 제품가격이 빠르게 회복돼 1·4분기 좋은 실적을 거둔데 이어 중국 내륙지방의 건설투자 바람을 타고 두산인프라코어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업체들도 중국 시장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견·중소기업들 역시 기존 중국의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 마케팅과 높은 품질로 중국 고소득층을 파고 든다는 전략이다.

가구업체인 에넥스는 지난 2003년 중국에 법인을 세운 후 2년 만에 베이징을 포함한 화베이지역에서 아파트 도급 순위 2위를 굳힐 만큼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현재 4개 직영점 등 총 10여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에넥스는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베이징, 톈진 등 직영 전시장 개설에 역점을 두고 현지 영업력을 강화해 중국인들 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에넥스는 중국 최고의 심장부를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 공략함으로써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다.

에넥스는 이미 유명인들 사이에서 입소문까지 나 직접 제품을 구입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옌예원(중국 여가수), 샤오웨이(중국 CCTV 사회자), 등림(덩샤오핑의 딸)도 구입했고 또한 중난하이(청와대에 해당하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집무지역)에도 납품해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세계 캐릭터 완구 업계 3위인 오로라월드도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있다. 지금까지는 홍콩을 통해 일부 물량이 중국 내수 시장에 들어갔지만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내수시장을 잡으려면 명품, 고급 이미지가 필수”라며 “올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프리미엄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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