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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한국만 뒷걸음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16 09:39

수정 2009.06.15 22:26

우리나라 이동전화 사용자가 지난해 4·4분기에 지불한 월평균 이통요금(ARPU)에서 무선인터넷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0%로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선인터넷 강국인 일본인들이 지난해 4·4분기에 낸 무선인터넷 월평균 요금은 2112엔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나 늘었고 미국인들은 전년 대비 33%나 늘어난 11.8달러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선인터넷 사용요금은 7687원에서 6932원으로 9.8%나 줄었다.

세계 이동통신 기술과 시장은 2세대에서 3세대, 4세대로 진화하면서 무선인터넷 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선인터넷이 미래 통신시장에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우리나라는 오히려 무선인터넷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력과 영향력이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메릴린치의 세계 주요 49개국 이동통신 시장 조사 결과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이동전화 사용자들은 월평균 요금 중 23.7%를 무선인터넷 요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선인터넷 요금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으로 총 사용요금 중 41.0%가 무선인터넷 요금이었으며 미국은 25.5%가 무선인터넷 요금이었다.
중국 역시 이동통신 요금 중 27.2%를 무선인터넷 요금으로 지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보다 무선인터넷 요금 비중이 작은 나라는 49개국 중 인도, 스페인, 대만, 이집트, 브라질, 멕시코 등 10개국에 불과했다.

무선인터넷은 세계 이동통신 업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동통신 회사가 매출을 모두 독식하는 음성통화와는 달리 무선인터넷은 콘텐츠 업체나 콘텐츠 유통사업도 함께 키울 수 있어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막대하다.

세계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는 이동통신 매출 중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이 2002년 8.6%에서 지난해 말 23.7%로 크게 늘어났을 정도로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무선인터넷 매출을 늘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추세를 일찍 파악해 2002년 세계 처음으로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방식 3세대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해 왔다.
2003년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매출은 전체 이동통신 매출의 11.2%를 차지, 세계 평균 10.7%를 앞서나갔으며 2006년에는 무선인터넷 매출이 이동통신 매출의 19.0%로 세계평균 17.4%를 크게 앞질렀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주요 나라들이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늘리고 콘텐츠 유통을 강화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사이 우리나라는 콘텐츠 확충에 실패하면서 지난 2007년에는 이동통신 시장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이 18.6%로 세계 평균 19.4%에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4·4분기에는 무선인터넷 매출이 17.0%로 세계 평균 23.7%에 크게 뒤처진것.

업계에서는 “우리나라는 무선인터넷 시장 초기에 세계를 주도하고 와이브로(휴대인터넷)로 4세대 이동통신 시장 세력 확대를 추진해 왔다”며 “그런 만큼 우리나라가 다시 무선인터넷 산업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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