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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냉장고 너무 믿지 마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29 21:50

수정 2009.06.29 21:50



올해부터 기상청 장마예보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열대 지역 ‘우기’ 개념의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까지를 장마철로 보는 견해는 아직도 존재한다.

장마철은 하루 평균 기온 26∼28도, 습도 80∼90%의 후텁지근한 날씨가 지속된다. 이런 날씨는 외부 자극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을 더디게 만든다.

또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공기 중 습도가 높기 때문에 땀의 증발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못하므로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워진다.
체온 조절에 이상이 생기면 내분비계통이나 신경계통에 균형이 깨지고 대사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장마철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손과 몸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고 집안도 냉방보다는 환기에 중점을 둬야 한다.

■장마철 음식 조심하세요

장말철엔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위, 창자 등 위장관 계통에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 증식이 활발해지고 가열되지 않은 상태의 음료수나 식품의 과다 섭취로 인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식중독은 인체의 피부에 많이 서식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장독소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식중독은 음식을 섭취한 후 몇 시간 내에 구토, 구역, 복통, 설사 등이 발생한다. 하지만 음식이나 물을 통해 옮기는 병이라도 각 질병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먼저 ‘물갈이병’이라 불리는 감염성 설사는 세균이 직접 장에 들어와서 생긴다. 이 세균의 잠복기는 8시간에서 5일까지로 길다. 증상도 주로 복통과 설사이다. ‘이질’은 심한 형태의 감염성 설사로 설사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곱똥이라해서 끈적끈적하고 덩어리 진 점액이 떨어져 나온다. 이밖에 ‘장티푸스’, ‘대장균 O-157’, ‘비브리오 패혈증’ 등의 질병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음식 위생이 건강 지켜요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익힌 음식만 먹고 물은 끓여서 마셔야 한다. 과일은 깨끗이 씻거나, 껍질을 까서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손을 꼭 깨끗이 씻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식중독으로 인해 설사가 생기면 지사제 등과 함깨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회복이 빠르다.

또 냉장고를 너무 믿으면 안된다. 냉장보관을 하면 세균 증식이 느려지기는 하지만 완전히 멈추지 않고 찬 곳을 좋아하는 세균도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장티푸스가 유행하는 지역을 여행하거나 환자나 보균자의 가족 등과 같이 특별히 전염될 위험이 높은 사람은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습기로 인한 피부병 발생

습기가 많은 계절에는 병원을 찾는 진균성 감염 환자수가 다른 기간보다 3∼5배 증가한다. 일단 무좀균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타구니가 심하게 가려우면 ‘완선’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는 발에 있는 무좀이 위로 올라온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 때 무좀균까지 같이 치료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이나 비만한 사람은 완선에 걸리면 잘 낫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상처에 세균이 침투하는 농가진, 털 있는 부위에 세균이 활성화되는 모낭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습한 환경에서 집안에 발생하는 곰팡이는 천식, 기도과민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손과 몸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는 한편 수건, 이부자리, 변기 등을 자주 소독하고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 곰팡이로 인한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도 조심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불쾌지수가 높아져서 누구나 쉽게 짜증을 내게 된다. 게다가 햇빛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면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면서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침울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또 외출이나 나들이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갑갑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감성적으로 예민한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럴 때는 적당한 냉방으로 실내온도와 습도를 내리고 낮에도 환하게 불을 켜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습한 날씨는 밤잠도 방해하기 때문에 잠자리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도록 습도와 온도를 적절하게 맞춰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수면을 제대로 취하기 위한 실내온도는 22∼25도 정도. 하지만 요즘처럼 습도가 높은 날씨에는 이보다 조금 더 낮은 온도로 조절하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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