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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인프라투자 시장두고 맥쿼리·산은지주 접전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03 22:28

수정 2009.12.03 22:28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투자 시장을 두고 맥쿼리와 산은금융지주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민자 SOC를 석권하다시피 한 맥쿼리를 국내 연기금, 은행 등 국내 토종 투자자들과 펀드를 조성한 산업은행과 산은금융지주의 한국인프라자산운용이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초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 후 실적이 미비한 맥쿼리를 ‘토끼’에, 꾸준히 규모를 키운 산은금융지주를 ‘거북이’에 비유한다.

특히 맥쿼리가 최근 한국인프라에 투자하는 10억달러의 펀드를 조성키로 함에 따라 향후 국내 SOC시장을 두고 양측간 재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산은금융지주의 한국인프라자산운용의 수익형민자사업(BTO), 민간투자사업(BTL)투자 약정액이 맥쿼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프라자산운용의 투자약정액은 총 2조2000억원으로 맥쿼리(1조9000억원)를 처음으로 따돌렸다.


1994년 이후 진행된 민자사업의 주요 출자자를 올 8월 말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맥쿼리는 인천대교와 용인∼서울고속도로, 서울지하철 9호선 등 7개 대형 민자사업의 최대 또는 2대 주주로 집행된 투자에선 국내에서 독보적이다.

투자 집행액은 초기 시장을 선점한 맥쿼리가 1조9000억원으로 한국인프라자산운용(9000억원)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투자약정액 기준으로는 국내 토종 산은금융지주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산은금융지주 관계자는 “산은과 인프라자산운용이 만든 펀드도 5조원이 넘고, 조달한 자금만 30조원이 넘어 이미 규모면에서도 1조∼2조원 수준인 맥쿼리를 능가한다”며 “오는 2011년이면 맥쿼리를 제치고 국내 최대 SOC인프라투자자로 등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건설사에 출자지분을 유동화하며 BTO시장을 공략해온 맥쿼리는 자금모집에 지지부진하면서 산은금융지주에 1위자리를 내줬다는 분석이다.

맥쿼리가 대규모 BTO사업 투자 후 추가 여력이 없어 자금모집에 지지부진하면서 산은이 맥쿼리에 투자하던 회사를 비롯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재빨리 유인해 대형 SOC펀드를 만들었던 것이다. 지난 1999년엔 우리은행과 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를 설립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및 철도, 부산∼거제 간 연결도로 등 빅딜을 따냈다. 이어 농협, 기업은행, 삼성생명 등 18개 금융사와 지난 2005년 펀드를 설립해 용인∼서울고속도로, 신분당선전철 BTO사업을 진행했다. 우정사업본부, 새마을금고연합회 등도 참여시켜 지난 2006년 3개의 펀드를 구성하고 올해에도 1개 펀드를 추가로 개설했다. 게다가 빅딜인 BTO시장 대신 BTL이 많아지면서 이 분야에 강한 산은 측의 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올라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맥쿼리는 BTO사업에서 한국인프라자산운용을 약간 앞서고 있으나 BTL사업은 70∼80% 점유율을 인프라자산운용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당시 추가증자를 못해 투자자들을 산은 인프라자산운용에 다 뺐긴 맥쿼리는 신한금융그룹과 협력해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쳐자산운용을 세우고 지난 2002년엔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개 자금 모집에 시도했다.


또 최근 외신에 따르면 맥쿼리는 1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모집해 ‘맥쿼리 코리아 기회 펀드 Ⅱ(MKOF ll)’라고 명명된 펀드를 통해 국내 SOC인프라 시장에 재도전할 방침이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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