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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반도체 ‘日의 역습’ 거세다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22 22:24

수정 2009.12.22 22:24



도요타자동차와 도시바, 엘피다 등 일본의 대표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괄목하게 성장한 현대차,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경영에 나섰다.

최근 한국 대표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원가 절감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잃었던 옛 영화 되찾기에 나선 것이다. ▶관련기사 4면

이에 따라 일본 업체들의 타깃이 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은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현대차도 15년 만에 무쟁의로 임단협에 합의해 축제 분위기지만 내년 초부터 일본 업체들과 대격돌이 예고되는 만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2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부품업체에 납품가격을 30%가량 낮출 것을 요구했다. 도요타가 부품업체에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은 최근 10년 만에 처음이다.
도요타의 성공비결 가운데 하나가 협력업체와 상생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다소 파격적인 셈이다.

도요타의 부품 공급가격 인하 요구는 원화 약세를 배경으로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현대차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2년 연속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등 실적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것도 원가 부담 줄이기에 나선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도요타는 일부 부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질과 부품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내년 3월까지 부품별로 생산비용 절감 목표를 정하고 2012년부터 2013년에 걸쳐 발매되는 신차부터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도요타는 지금까지 저가차와 고가차 구분 없이 고품질의 부품을 사용하는 생산전략을 펴왔다.

일본 반도체 생산업체들 역시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도시바와 엘피다는 각각 1500억엔, 600억엔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도시바는 내년 초 낸드플래시 생산설비 확충에 1000억엔을 투자하고 미국 낸드플래시 주요 생산업체인 샌디스크와 합작 공장에도 500억엔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가 완료되면 도시바의 생산능력은 이전에 비해 40%가량 늘어나게 된다.

지난 10월 D램 생산 공장에 400억엔을 투자한 엘피다는 2010년에 생산능력을 30%가량 향상시키기 위해 600억엔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경기침체로 올 회계연도에 각각 1470억엔과 1000억엔의 손실이 예상되는 도시바와 엘피다가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은 반도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등 한국의 반도체 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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