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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달새 291% 상승.. 정부,물가 걱정 ‘태산’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31 17:36

수정 2011.07.31 17:36

정부가 '물가안정'을 올 하반기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장마에 폭우까지 이어지면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긴 장마와 서울, 경기, 강원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물가가 요동칠 수 있어서다. 나아가 예년보다 빠른 추석도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높일 수 있어 단기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지역의 폭우가 농작물 피해를 가중시켜 물가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물가불안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연쇄적으로 외식비 등을 자극하는 악순환이다. 이렇게 되면 올 물가목표인 4%는 하반기 시작부터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aT(농수산물유통공사) 조사에 따르면 7월 29일 배추(상품 기준) 1포기 가격은 3548원으로 한달 전인 6월 29일(1217원)에 비해 291%가량 올랐다.

매년 7월 중순에서 9월 중순까지 고랭지 배추를 공급하는 강원도 정선, 태백 등의 비 피해로 배추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aT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 가격상승세가 가파르지 않다"며 "8, 9월 태풍 등 변수가 많아 최악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급등세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폭우와 직접 연관돼 있는 상추의 가격도 상승세다. 7월 29일 현재 상추(상품 기준, 적상추) 100g은 1699원으로 한 달 전인 6월 29일(614원) 대비 276% 상승했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 8월4일 박재완 재정부 장관 주재의 물가장관회의를 aT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작물 피해상황 점검, 농산물 수급 안정 방안 마련이 목적이다.

임종룡 재정부 제1차관도 7월 29일 여름 휴가 중 경기도 분당시 이매동 아이쿱생협매장을 방문,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농산물 유통망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했다.

정부가 이처럼 농산물 수급, 유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예년보다 빠른 추석으로 4%대 고공행진 중인 물가 상황이 더욱 악화될 여지가 많아서다.

제수 과일인 사과, 배는 이미 개당 평균 가격이 지난해 추석 때의 가격을 최고 50% 이상 훌쩍 넘어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더구나 올해 사과, 배의 생산량이 평년보다 5%, 18%씩 감소할 것이란 예상까지 내놓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재급등과 함께 전기 및 도시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돼 다른 부문으로의 물인상 전이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진전 국면을 보이던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물가장관회의를 통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장마와 폭우가 농산물과 서비스요금 등 물가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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