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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쇠고 들을 소리 “살 찌셨네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28 05:15

수정 2014.11.07 04:58

떡국·갈비찜·나물·생선·각종 전·잡채 등으로 구성된 설날 음식은 단백질· 탄수화물·지방 등 3대 영양소와 비타민·무기질 성분이 골고루 배분돼 있는 균형 잡힌 식단이다. 하지만 기름을 이용한 조리법을 사용해 칼로리가 높다는 게 문제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는 27일 "명절 음식은 기름에 굽고 지지고 볶고 무치는 조리법이 많아 칼로리가 높고 여느 때보다 과식하기 쉽다"며 "특히 당뇨 및 고혈압 환자 등 만성질환자들은 칼로리를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명절 식단은 평소 식사의 두 배가 넘는 고칼로리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전처럼 한 개씩 먹게 되어 있어 무의식적으로 많이 먹기 쉽다. 또 전은 조리과정상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부침음식이다.


기름 1g 은 대략 9㎉의 열량을 발생시킨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적은 양으로 많은 칼로리를 내게 되어 자칫 맛난 생선전, 야채전 등을 먹다 보면 과잉 열량섭취로 인해 살이 찌기 쉽다.

■각 음식마다 칼로리 체크해야

설날 대표 음식인 떡국은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생각보다 칼로리가 높다. 보통 한 그릇의 칼로리가 대략 440㎉인 점을 고려하면 쌀밥 한 공기 반인 셈이다. 갈비찜의 주성분은 살코기에 들어 있는 단백질과 지방이고, 여기에 참기름(지방)·간장(염분)·설탕(당분)에 양파·파인애플· 키위·파·마늘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고 살코기를 재운 뒤 밤(탄수화물·식물성단백질)과 대추(탄수화물·비타민·섬유소)를 넣고 찌면 전체 칼로리는 1인분에 대략 300㎉ 정도 된다. 식혜·약과·약식·유과의 주성분은 당분. 그중에서도 흡수가 빠른 단순 당질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과식하면 혈당이 올라갈 수 있다.

배·사과·단감 등 과일은 섬유소·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하다. 그러나 주성분은 역시 당분의 일종인 과당이다. 배 1개에 들어 있는 과당은 대략 48g, 사과는 36g, 단감은 24g이다. 견과류에는 혈관 확장 작용을 하는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다. 하루에 잣과 땅콩은 10알, 호두는 큰 것으로 한 알씩 먹으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보다 더 먹으면 살이 찌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안심하고 양껏 먹을 수 있는 요리는 나물 종류다.

■고혈압, 당뇨환자는 음식주의보

명절에 준비된 음식이 많아 자꾸 욕심이 생겨 이것저것 손가는 대로 먹다 보면 1일 섭취 권장량(성인 여자 하루 2000㎉, 성인 남자 2500㎉)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따라서 음식욕심을 내지 말고 적당량만 먹고 음식을 준비할 때 기름을 적게 사용하거나 기름을 사용한 음식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칼로리 음식은 주의가 필요하다. 조절되지 않는 당뇨 환자의 경우 과식으로 고혈당 혼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소 당뇨 조절이 잘 되던 경우라도 고칼로리 음식을 며칠 동안 지속해서 섭취 시 공복혈당이 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족 중 당뇨환자가 있다면 음식을 준비할 때부터 기름기를 줄이고 채소를 이용한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환자의 경우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정체돼 혈압을 올리고, 울혈성 심부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루 권장되는 나트륨 섭취량은 약 5g 이하이나 이를 넘기게 되면 혈압 상승으로 이어지고, 다량의 기름진 음식섭취로 콜레스테롤을 높여 급박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칼로리 낮추고 음주 줄여야

참기름과 식용유는 찻숟가락 1개 분량이 45㎉ 정도다. 전을 데울 때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차 수저로 2개만 사용해도 칼로리 섭취량이 100㎉ 가까이 된다. 전을 만들 때 바닥이 두꺼운 프라이팬을 이용해 기름을 조금만 쓰고,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야 한다. 나물도 볶지 말고 데치거나 무치는 게 좋다.

명절에 음식과 함께 빠지지 않는 것이 술이다. 하지만 술은 영양가 없이 칼로리만 높이고 혈압과 당뇨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따라서 술은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열량이 많으므로 가급적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며, 자신의 주량과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마셔야 한다.

건강한 성인 남성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1회 적절 음주의 기준인 하루 알코올 56g 이내를 지키는 게 좋다.
술 종류별로 보면 소주는 20도 소주 1병 이내, 맥주 4캔 이내, 포도주 600㎖ 기준 1병 이내에 해당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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