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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은 축복이다” 한은 김중수 총재..직장인 분노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17 16:12

수정 2012.09.17 16:12

“야근은 축복이다” 한은 김중수 총재..직장인 분노

“야근은 축복이다” 한은 김중수 총재 발언 논란

"젊었을 때 일을 안하면 나중에는 일할 수 없다. 야근은 축복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4일 한은 인천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워크샵에서 한 발언이다. 이는 김 총재 취임 이후 한은에서 야근이 많아졌다는 푸념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당시 김 총재는 "제가 (한은에) 와서 야근을 많이 시킨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만 젊었을 때 일을 안 하면 아주 나쁜 습관이 들어서 그 다음에 일을 하나도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야근은 축복인 것"이라고 야근 축복론을 펼쳤다.

이어 김 총재는 "일 못하는 사람들은 야근을 시키지 않는다"며 "야근을 많이 시켰다는 것은 훌륭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이 17일 뒤늦게 알려지면서 트위터에서는 많은 직장인들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자신이 한국은행 직원은 아닐지라도 같은 직장인으로서 김 총재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트위터 아이디 @bygu****는 "젊었을 때 일을 많이 해 두고 야근을 계속 하면...일찍 죽어요"라고 했고, 이에 동감하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대거 리트윗을 하고 있다.

아이디 @_Du_Nu****는 "야근이 축복이라니, 내 축복도 당신에게 드리겠어요"라며 김 총재에게 함께 야근할 것을 권했고, 아이디 @djshy****는 "(야근이) 축복이면 죽을 때까지 하라"며 김 총재 발언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아이디 @_m****는 "야근이 작업 능률을 올리기는 커녕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많고, 그것 때문에 발생하는 직업병도 꽤 심각한데 어디에다 '축복'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정말 짜증"이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군대에서도 일 못 하는 사람한테는 일을 잘 안 시킨다. 업무를 많이 한다는 것은 능력의 증거이자 승진의 디딤발"이라는 논리를 들며 김 총재 발언에는 현실적인 측면도 있음을 강조했다.

김 총재의 발언에 대해 이러한 반발을 단순히 치기어린 불평불만으로는 볼 수 없어 보인다.


전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한국 고용의 현주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고용지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6시간으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물가 수준을 감안한 2011년 한국의 연평균 실질임금은 3만5406달러로 OECD 회원국 가운데 중간 수준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봤을 때 이번 김 총재의 이른바 '야근 축복론'은 그 의도를 떠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많은 직장인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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