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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개혁 핵심은 ‘작은 정부’.. 시장, 관리할수록 죽는다”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7 16:37

수정 2014.10.30 17:50

약력 △67세 △장쑤성 전장시 출생 △상하이외국어대학 프랑스어 전공 △대외경제무역부 △주 모로코 대사관 상무관 △대외경제무역합작부 서아시아국 국장 △대외경제무역합작부 부장조리.부부장 △상무부 부부장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 △한국투자 홍보대사
약력 △67세 △장쑤성 전장시 출생 △상하이외국어대학 프랑스어 전공 △대외경제무역부 △주 모로코 대사관 상무관 △대외경제무역합작부 서아시아국 국장 △대외경제무역합작부 부장조리.부부장 △상무부 부부장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 △한국투자 홍보대사

【 베이징=차상근 특파원】 "관건은 정부가 행정심사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을 관리해선 안된다. 이제는 실행이 중요하다."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을 8년 동안 지낸 웨이젠궈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 겸 비서장은 향후 중국의 개혁에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 축소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에서 결정된 개혁안의 핵심 골자가 정부와 시장 간 관계의 재설정이다. 자원배분에 있어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정경쟁시스템을 구축해 중국 업그레이드,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 원대한 여정의 첫 발걸음으로 정부의 권한을 시장에 넘기는 것을 택했다.

이를 위해 당 중앙위는 정부기능 전환, 행정체제 개혁 심화, 정부관리방식의 혁신과 세제개혁, 예산관리제도 개선 등 광폭 개혁에 나설 계획이다.


예나 지금이나 관료주의 폐해가 심각한 중국 현실에서 과연 권한 이양이 얼마나 실행될지 의문스럽지만 기층민중뿐만 아닌 지도층까지 공감하고 올해부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은 분명해 보였다. 경제·사회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원단을 코앞에 둔 지난해 12월 30일 베이징 시안먼 다제 22호의 한 정부청사에서 웨이 부이사장을 만났다.

―올해 중국경제 상황은.

▲개인적으로 판단컨대 작년보다 상당히 좋을 것이다. 작년 경제성장률(GDP 기준)을 초과해 7.6% 혹은 7.8%까지 가능하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3중전회 개혁의 정책적 보너스가 있을 것이다. 제반 세제 개혁, 금융개혁, 위안 국제화, 자본 태환화가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 특히 민영기업(계)이 크게 발전할 것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본다. 정부 행정개혁도 하겠지만 곧장 효과를 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권력, 규칙, 기회 등 3가지의 평등 기조가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본격 미칠 것이다. 동부연해와 중서부지역, 부자와 저소득층, 도시민과 농민공, 국영과 민영 기업 등 다양한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외부환경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경제의 호전이다. 유럽은 낙관적이지 않다. 아시아는 한국,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경제는 호전되겠지만 일본은 아니라고 본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보다는 선진국이 나아보인다. 전체적으로 올해 대외무역은 작년 8% 선보다 1~2%포인트 늘어나 10%까지 갈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무역이나 투자형태가 바뀌고 있다.

▲미국이 유럽을 대체해 최대 무역상대국이 되고 한국이 일본보다 큰 무역파트너가 곧 될 것이다. 지난해 1~10월 중 중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액은 5044억달러이고 미국은 4700억달러였다. 유럽은 작년 동기 대비 0.8% 성장했지만 미국은 7.5% 성장했다. 이런 속도면 올해 미국이 EU를 추월한다.

또 1~10월 중 한·중 무역액은 2260억달러로 7.6% 성장했지만 중·일은 2560억달러로 오히려 7% 하락했다. 중국의 대 한국 수입액은 1500억달러로 7% 성장한 반면 일본에서의 수입은 1332억달러로 11.5% 줄었다. 한·중 무역은 좀 더 노력하면 연내 일본을 뛰어넘는다. 한·중 양국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현 3500억위안(560억달러)에서 7000억위안으로 배로 늘릴 필요가 있다. 작년 900억달러를 넘은 대외투자는 올해는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다.

작년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은 1200억달러 선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해외자금 유입과 대외투자 규모가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 중이다. 향후 5년 동안 총수입규모를 10조달러까지 늘릴 것이다. 연평균 2조달러씩 물품을 수입한다. 또 향후 5년간 대외투자를 5000억달러까지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며 해외여행객은 4억명 정도까지 늘려 매년 8000만명이 해외로 간다. 위안은 5년 내 틀림없이 세계 3대 통화가 될 것이다. 만약 달러로 결제하면 수입상과 수출상, 도급상 등이 많은 손실을 볼 것이다.

―민간자본의 해외개방은 어떻게 되나.

▲3중전회를 기점으로 민간자본의 대외개방은 새로운 형식으로 진행해 더 많은 민영기업과 개인들이 해외투자 붐을 이룰 것이다. 해외투자의 표준 심사기준을 낮춘다. 해외투자 항목에 대한 심사를 간소화하고 특히 위안 직접투자가 되도록 할 것이다. 현재는 1000만달러 이하는 성·시 정부에서 하고 2억달러를 넘으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심사한다. 앞으로는 이를 없앨 것이다. 민영기업이 한국, 미국에서 투자하는 것을 장려하고 유럽, 아시아, 실크로드권 투자도 촉진할 것이다.

―3중 전회 개혁조치에 기대가 높다.

▲이제는 실행이 중요하다. (3중전회 결정을)지도층은 적극 지지하고 서민들의 기대치도 높지만 중요한 중간층이 다소 미지근하다는 분석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정부가 행정심사권을 적극 이양하고 시장이 자원배분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동시에 정부도 더 적극적 지원을 해야 한다. 정부는 관리하면 안되며, 관리하면 시장이 죽는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협상회의) 때는 더 많은 정부개혁 조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의 의미는.

▲자유무역시험구(FTZ) 설립은 개혁개방사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이고도 새로운 단계의 조치다. 덩샤오핑의 경제특구 건설, 2002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동일한 무게를 갖는다. 상하이에서는 실험을 하며, 잘되면 다른 곳으로 확산한다. 어떤 사람은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위안 국제화를 이행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나는 중국이 전면적 개혁과 개방을 시험하는 것으로 본다. 여기서는 네 가지 자유화를 시행한다.

첫째는 화물 자유화다. 구역 내는 잘 관리하고 역외는 잘 개방해야 한다. 둘째는 위안의 역내외(무역구와 국외 간) 자유유통이다. 위안 국제화는 물론 자본의 경상항목 개방도 포괄한다. 셋째는 사람의 자유화다. 원활한 왕래를 뜻한다. 넷째는 자본의 자유유통이다. 해외자본이 중국에 들어오고 중국자본도 해외로 나가는 통로이다. 또 하나는 서비스의 개방이다. 독립적으로 은행을 설립할 수 있고 서비스 및 문화산업을 할 수 있다. 물류, 의료보험업, 병원운영 등이 모두 가능하다. 이런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 최근 전인대 상무회의는 다른 도시에서 실시 중인 3개의 법률을 상하이에서는 폐지했다. 외상투자법, 중외합작경영법, 중외합자법 3개 법이다. 상하이FTZ는 그렇게 많은 특혜정책이 없다. 개혁정책을 시험하고 다른 지역에 복제하기 위한 실험을 하는 곳이다. 과거 덩샤오핑이 13개 경제특구를 설립하고 우대정책을 폈던 것과 달리 상하이FTZ는 내외자 동등대우 정책을 실험하고 경험을 다른 지역에 전파한다. 상하이FTZ는 지뢰를 탐사하는 공병처럼 앞으로의 길을 탐색하고 어떤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 조기에 추가 FTZ가 나올 수 있지만 일정 기간은 허가가 빨리, 많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 정책은 대단히 큰 추진력을 배경으로 하는 개혁개방의 새로운 표준이다. 내놓은 정책을 반드시 추진하면서 정부기관 개혁을 더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상하이FTZ도 금융개혁이 중요한데.

▲향후 3~5년 사이는 금융개혁이 최대 관건이다. 전체적 개혁의 종점과 완성에서 금융개혁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구체적 일정표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위안 국제화, 금리시장화, 자본항목의 태환성, 은행 서비스 표준화는 모두 범주에 있다. 이렇게 하면 실물경제 지원에서 효율성을 갖는다. 물론 난이도는 세제개혁, 국영기업 개혁보다 높다. 금융개혁의 어려움은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면서 진도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진행해야 한다.

―한·중 기업 간 첨단과학기술 쪽에서 유리한 교류 분야는.

▲5개 방면에서 교류확대가 필요하다. 첫째, 정보기술(IT) 산업이다. 중국은 아주 큰 시장이다. 삼성은 지금 8개 도시에서 9개 디자인연구소 등을 설립해 아주 좋은 상황이다. 이런 방면에 더 많은 합작투자가 있어야 한다. 둘째, 신재료와 신제조업 부문에서 더 많은 합작이 필요하다.

셋째는 환경보호, 녹색경제, 순환가능 경제, 저탄소 분야 등이 중요하다. 넷째는 의료·위생, 줄기세포 기술과 같은 건강·보건 등의 분야도 필요하다.
다섯째, 문화·창의산업 분야도 중요하다.

csk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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