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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검사 출신 헌재소장 탄생,헌재 파행운영 마무리 될 듯

남형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1 17:32

수정 2013.03.21 17:32

첫 검사 출신 헌재소장 탄생,헌재 파행운영 마무리 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공석 중인 헌법재판소장에 박한철 헌법재판관(60.사법연수원 13기)을, 헌법재판관에 조용호 서울고등법원장(58.연수원 10기)과 서기석 서울중앙지법원장(60.11기)을 각각 지명함에 따라 헌법재판소 파행 운영우려를 씻었다. 특히 헌재소장의 경우 2개월간의 공석 사태가 마무리되게 됐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헌재 소장에 임명될 경우 검사출신에 헌재 출신의 첫 헌재 수장이 탄생한다. 박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시절에 받았던 거액(4개월 동안 2억4000만원)의 보수로 '전관예우' 논란이 예상된다.

박 후보자는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서 마음이 무겁다"면서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믿음과 맡은 바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검사·헌재 출신 수장 첫 지명

박 헌재소장 후보자는 부산출신으로 제물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제23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했다.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낸 후 퇴직한 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거 4개월가량 변호사로 활동하다 지난 2011년 헌법재판관이 됐다.

특수부 검사와 정책기획부서 등 검찰 주요 부서를 고루 거쳤고, 검사장 시절에는 대검 공안부장과 '삼성 비자금 사건' 특별수사.감찰본부장을 거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박 후보자를 '공안통'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박 후보자가 기존의 '공안검사'와는 달리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다는 평가다.

또 조 재판관 후보자는 서울출신으로 중앙고와 건국대를 졸업했고 서울남부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을 역임했다. 조 후보자는 주로 행정.특허소송 전문가로 특히 행정법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시절에는 전 서울대 최종길 교수 의문사와 관련해 유족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또 소리바다 사건에서는 저작권자의 복제.전송권이 침해됐다는 점을 인정해 소리바다에 손해배상을 명령해 눈길을 끌었다.

서 재판관 후보자는 경남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고, 청주지법원장과 수원지법원장을 지냈다. 법원 내 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내는 등 헌법분야 전문가이며 민법 분야의 교과서를 집필하는 등 공.사법 전 분야에 정통한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검찰수사기록 공개 판결과 파면된 뒤 자살한 전직 경찰관의 유족이 낸 파면취소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유족의 손을 들어준 판결은 유명하다.

■헌재소장 장기 공백사태 마무리

이로써 지난 1월 21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하면서 두 달 가까이 이어져 온 헌재소장 공석사태는 막을 내리게 됐다. 22일 송두환 헌법재판관 권한대행의 퇴임에 따라 헌법재판관 7인 체제라는 파행 운영 우려도 어느정도 씻었다.

이번 헌재소장 공석사태는 이강국 헌재소장 퇴임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후임 헌재소장 후보자인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이 각종 비리의혹으로 중도 낙마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일시적이긴 해도 '헌법재판관 7인 사태'가 현실화되는 것은 막을 수 없게 됐다.
이날 헌법재판관 후보 2명이 지명됐지만, 국회인사청문회 절차를 감안하면 일러야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재판관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송두환 재판관의 퇴임은 22일이어서 적어도 10일 정도의 공백사태는 불가피해 보인다.
헌법재판 업무의 특성상 새 재판관들이 취임한다고 해도 곧바로 재판의 결론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완전정상화까지는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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