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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 840만명 영양부족 상태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13 18:21

수정 2011.10.13 18:21

굶주림으로 영양부족 상태에 빠진 북한 주민 수가 840만명에 달한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북한을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굶주림이 가장 심해진 세 나라 중 하나로 꼽았다.

13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 10일 공동발표한 '2011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는 북한 주민 3명 중 1명꼴인 840만명이 영양부족 상태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에서 굶주리는 인구가 1990년대 초반 420만명에서 1990년대 중반 700만명으로 늘었고, 이후 10년 이상 식량난이 이어지면서 2008년에는 전체 인구의 35% 수준인 820만명이 영양부족 상태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최근 10년간 전체 인구의 35% 이상이 굶주리는 것으로 집계된 아시아 국가는 북한이 유일하다.

또 지난 20년간 북한의 굶주리는 주민 수 증가비율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았으며 북한보다 증가세가 높은 나라는 잠비아와 스와질란드(아프리카), 우즈베키스탄(아시아), 과테말라(아메리카) 등 4개국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34개국이 기아퇴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면서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운 북한도 동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이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IFPRI는 세계 120개국을 대상으로 굶주림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담은 '2011세계 굶주림 지수' 보고서에서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굶주림이 가장 심해진 나라로 북한, 콩고민주공화국, 부룬디를 꼽았다.

굶주림 지수는 국민의 영양상태, 저체중 어린이 비율, 5세 이하 사망률을 기준으로 산정하며 수치가 높아질수록 상황이 좋지 않음을 나타낸다.

지수가 30보다 높으면 식량상태가 '매우 위험한 수준', 20∼30은 '위험한 수준', 10∼20은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되는데 북한은 19점을 받았다.


IFPRI의 사라 이맨슈 대변인은 RFA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굶주림 지수는 지난 20년 동안 18%나 높아졌다"며 잘못된 경제정책과 높은 군사비, 뒤처진 농업기술과 정책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저체중 어린이 비율은 21%로 20년 전과 비슷했고, 5세 이하 사망률은 1990년 4.5%에서 2009년 3.3%로 낮아졌지만 영양실조 인구 비율은 21%에서 33%로 악화됐다고 전했다.


베트남, 몽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미얀마, 타지키스탄 등은 1990년 북한보다 굶주림 위험도가 컸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북한보다 지수가 낮았다.

/ktitk@fnnews.com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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