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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조각 완료] 사람 중심 융합기술 연구 중점.. ICT 서비스 날개 펼칠 듯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17 17:43

수정 2013.02.17 17:42

박근혜 정부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맡을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이 내정되면서 김 사장이 평소 주창해온 '사람 중심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평소 "기술 자체만 보지 말고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하면서 기술을 개발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며 "모든 산업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서비스로 단계적으로 발전하는데 현재 애플리케이션 단계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ICT산업은 곧 서비스가 가장 핵심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2011년 9월 미국 뉴욕 벨연구소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김 내정자는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영상전화 시스템은 지난 1975년 AT&T가 세계 최초로 발명했었다"며 "AT&T의 영상전화가 시장에서 실패한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24시간 언제나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는 심리를 생각하지 않고 만든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사장은 "사람은 영상전화로 자신의 얼굴을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싶을 때와 보여주기 싫을 때를 구별하는데 기술은 그런 구별을 할 수 없고, 영상전화 기술을 이용해 사람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김 내정자는 "내가 말하는 서비스란 모든 사람이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생활하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이용하기 편리한 헬스케어와 스마트워킹 같은 것이 기술을 활용한 ICT 서비스이고, 이를 남보다 한발 먼저 개발해 내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한국, ICT 서비스 개발에 최적"

김 내정자는 이렇게 사람 중심의 ICT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한국이 ICT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해 왔다. 당시 김 내정자는 "한국 ICT산업이 사람을 중심에 놓고 사람이 원하는 서비스를 ICT에 접목해 기술과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강력한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추고 있는 데다 새로운 기술을 생활 속에서 먼저 받아들이는 '얼리어댑터' 기질을 갖고 있어 충분히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었다.

김 내정자의 평소 사람중심 서비스 개발론과 한국의 잠재력은 결국 김 내정자가 새 정부의 먹거리 창출 역할을 맡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현실로 구현될 수 있는 첫 단추를 끼운 셈이 됐다.

■"개발보다는 연구에 투자중심"

김 내정자는 "산업에 앞서 가기 위해서는 정부나 연구기관들이 개발(Develop)보다는 연구(Research)에 더 많은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소비자의 생활과 원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산업 발전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천기술 부족에 목말라 있는 우리나라 ICT산업의 성장 방향과도 맞아떨어지는 말이다.

김 내정자의 평소 주창대로 원천기술 개발에 투자재원을 집중하기 보다는 소비자의 행태와 삶의 변화를 연구하면서 숨어 있는 원천기술을 찾아내 서비스로 개발하는 것이 한국형 ICT산업의 성공 방향이라는 게 그동안 수많은 ICT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장기 과학기술 개발에도 무게

김 내정자가 벨연구소의 지휘봉을 처음 손에 쥔 2005년에는 벨연구소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7년간 경영한 벨연구소는 다시 세계 최고 연구소로 우뚝 섰다. 김 내정자는 경영비결에 대해 "첫째로 장기 기술개발에 대한 재원 배분이 중요하다"며 "벨연구소는 전체 연구개발 비용 가운데 30%는 앞으로 3년간 절대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장기 연구과제에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둘째는 연구원들의 책임과 창의성을 인정해 주는 경영방식이 벨연구소의 우수성을 빛나게 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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