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레이저로 피부에 ‘생기’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2.25 16:27

수정 2014.11.04 14:50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날씨에는 피부가 말라 하얀 각질이 일어난다. 이러한 각질이 심해질 경우 ‘건선’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건선은 피부에 작은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면서 발진 위에 새하얀 비듬 같은 피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정상적인 피부세포는 약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데, 건선 환자는 세포 교체기간이 과도하게 빨라 죽은 세포가 미쳐 떨어져나가지 못하고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이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각질과 다른 점은 한번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고 증상이 심하면 전염병 처럼 보일 정도로 외관상 보기 흉하다는 것이다. 건선은 습도 높은 여름에는 증상이 호전되다가도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늦가을부터 겨울, 길게는 봄까지 재발과 악화가 반복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겨울에 건선이 발병하는 이유에 대해 “건선 피부는 피부 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건조하고 차가운 기후에 적응이 힘들어 악화되고, 건선을 완화해주는 햇빛도 적어지면서 발병 또는 재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보험이 적용되는 엑시머 레이저가 건선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오면서 건선 환자에게는 희소식이 되고 있다.

■엑시머 레이저 건선 치료에 효과

원래 엑시머 레이저는 백반증 치료에 사용하던 레이저다. 이 레이저는 자외선 파장을 이용한 것이다. 여름에는 건선의 증상이 호전된다는 데 착안해 자외선 파장을 이용한 엑시머 레이저를 건선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좋은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명동점 류지호 박사는 22명의 국소적으로 존재하는 심상성 건선 환자를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1주 2회, 총 15회를 치료한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건선이 호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치료를 받은 환자 중 81%가 건선치료에 우수한 치료결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의 치료는 국소치료, 광선치료, 전신치료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여러 방법들을 병합하여 치료하는 것이 보통이다.

국소치료는 스테로이드와 비타민 D유도체, 피부보습제를 사용하여 건선을 치료하며 스테로이드는 장시간 사용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주기 위해 비타민 D유도체를 이용하기도 한다.

광선치료는 자외선을 이용하는 치료법으로써 치료가 빠르면서도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는 약물을 먼저 바르거나 먹은 후 자외선을 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단파장 자외선 B치료가 건선 치료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엑시머 레이저는 원하는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결과가 빠르다는 게 장점이다.

류지호 박사는 “최근 엑시머 레이저가 ‘신의료기술’로 분류되면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치료비 부담이 한층 덜어졌다”면서 “보험적용범위는 얼굴과 팔목은 물론 목, 팔, 무릎등 웬만한 노출 부위가 다 해당된다”고 말했다.

초이스피부과 원장 최광호 박사도 “많은 건선 환자들이 엑시머레이저 치료에 대한 효과와 편리성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정작 이 치료가 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많지 않은 편”이라며 “재발이 흔한데다 전염병이라는 세간의 오해로 인해 몸과 마음 모두의 고통을 받고 있는 건선환자들이 비용의 부담 없이 최신의 울트라 엑시머레이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 차원의 홍보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선 왜 발생하나

건선이 나타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유전적인 영향과 환경적인 영향, 개개인의 체질과 영양섭취에 관한 요인이 유발인자로 작용하여 건선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를 자극하였을 때 피부조직에 생화학적 변화가 생겨나면서 피부세포가 정상에 비해 과도하게 증식된다는 것 또한 건선의 발생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밖에 직접적인 피부 자극, 상처, 계절적 기후, 건조성 피부, 과도한 스트레스, 잘못된 약물 복용 등이 건선을 유발시키고 악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건선은 특징적인 모양과 형태가 있기에 육안으로 쉽게 건선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며 피부조직검사로 확진이 가능하다. 그러나 건선의 증상과 유사한 피부 질환(습진과 양진, 장미색비강진, 표재성 진균증)도 많으므로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건선인지를 확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로 대칭적으로 나타나게 되며 무릎, 팔꿈치, 둔부, 두부 등에 잘 발생하며 표면의 하얀 각질을 제거하면 피가 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두피를 포함한 몸 전체에 병변이 퍼질 수 있고 농포가 발생하는 형태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 또한 손발톱의 모양이 변형되고, 더욱 심해지면 관절염으로까지 발병되는 수가 있다. 건선은 유형에 관계없이 건선 환자 10명 중 1명은 손가락과 무릎에 관절염이 생긴다. 농포성의 건선일 경우에는 피부 표면의 세포가 다량 손실되어 신부전, 감염, 탈수, 고열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건조한 환경 조심

건선이 재발하고 악화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피부자극을 주지 말아야 한다. 운동 중 다치거나, 칼에 베이거나, 심하게 긁는 일, 때 미는 일을 피한다. 상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연쇄상구균이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므로 편도선염, 인후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겨울철 실내난방은 18∼20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고 자주 실내 환기를 해준다. 잦은 목욕을 피하고 샤워후에는 꼭 보습제를 사용한다. 술, 담배, 맵고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식품 등은 건선을 악화시키므로 피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건선은 햇빛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피부병이다. 자외선의 특정 파장대가 건선의 증상을 완화해준다.
그러나 너무 햇빛을 많이 쪼이면 기미나 피부노화를 비롯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무분별한 일광욕 보다는 의학적으로 개발된 자외선 치료법을 받는 것이 좋다.

건선을 치료하는 데는 특정 치료법을 고집해서는 안되며 각각의 부작용을 피해 적절히 병행하여 치료하게 된다.
특히 환자 개인의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하고 치료후 병변이 없어진 후에도 건선의 유발 요인을 멀리하고 생활관리를 철저히 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도움말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류지호 원장,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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