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이통사 ‘3G 신경전’ 갈수록 심화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1.28 19:21

수정 2014.11.13 17:30



KTF가 고속데이터패킷접속(HSDPA) 활성화 전략 중 하나로 KT의 3G(세대) 재판매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동통신 업계에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KTF는 2G에 이어 3G도 재판매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선데 대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KT의 3G 재판매 정책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어서 업체 간 '아전인수'식 설전은 점입가경을 이룰 전망이다.

■KT·KTF "3G 재판매 필요"

KTF는 HSDPA 시장을 조기에 띄우기 위해 재판매로 KT의 지원사격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KTF 고위 관계자는 "KT와 HSDPA 협력은 초고속인터넷 등 KT 서비스와 HSDPA의 상품 결합, KT 3G 재판매 등 2가지"라면서 "3G 재판매 사업과 관련해 정통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이것이 허가사항이 아닌 신고사항이라서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정통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KT 재판매의 강점은 1만2750명에 달하는 영업 인력이 친인척·주변인을 대상으로 '맨투맨' 판매를 한다는 것. KT 영업직원은 SK텔레콤보다 무려 8373명이나 많다.
KTF 관계자는 "KT가 재판매로 KTF와 중복되지 않는 고객층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도 3G 재판매를 강력 희망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경쟁사 공격을 받고 있는 재판매를 3G에서도 할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KT 입장 변화는 와이브로를 HSDPA의 보완재 개념으로 낮춰 잡으면서 HSDPA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KT가 3G 재판매 사업을 못 하면 현재 2G 재판매 가입자 270만명이 3G 서비스를 쓰기 위해서는 KT를 떠나야 하는 문제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SK텔·LG텔 "3G 재판매 안 된다"

SK텔레콤·LG텔레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G 시장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야 할 SK텔레콤·LG텔레콤에 3G 재판매는 걸림돌이다.

양사는 지난 99년 CT-2 사업폐지 후 인력 승계와 CT-2 고객의 2G 전환 유도를 위해 허용된 KT 재판매가 3G까지 이어지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KT가 망 투자 없이 재판매로 2G 사업을 하면서 많은 혼란을 야기해 왔다"며 "3G 재판매도 이통시장을 혼탁케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G에 수조원을 들인 SK텔레콤과 KTF가 이제 네트워크 기반의 경쟁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재판매는 시기적으로도 성급하다"고 덧붙였다.
LG텔레콤 관계자도 "KT의 3G 재판매는 우회적으로 KTF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2G에서의 KT-PCS 재판매가 SKT의 800㎒ 황금 주파수에 대한 쏠림 현상을 완화해서 오히려 이통시장의 순기능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통부는 3G 재판매 정책을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KT·KTF로부터 3G 재판매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시장경쟁 상황 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