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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온 ‘노출의 계절’ 국산 비만치료제 출사표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6.10 15:59

수정 2014.11.05 13:17



국내 제약사들이 600억원 규모의 비만치료제 시장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현재 전문 비만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식욕억제제 리덕틸(애보트)과 지방흡수차단제 제니칼(로슈)밖에 없다. 이 중 리덕틸의 신약재심사(PMS) 기간이 오는 7월 1일 만료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발빠르게 비만치료제를 준비한 것이다.

■어떤 약 출시되나

현재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유한양행 등이 비만치료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한미약품이 '슬리머'를 내세워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기존 오리지널인 리덕틸(시부트라민 염산염)의 염을 변경한 국산 개량신약 비만치료제로 지난 2004년 개발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재심사기간 중 염기가 달라도 활성성분이 같은 경우 동일한 제품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대웅제약은 비만치료제 브랜드를 '엔비유(NVU)'로 결정하고 8월초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NVU는 비만치료를 통해 날씬하고 건강해진 당신을 부러워한다는 의미로 'I Envy You'의 알파벳 음 이니셜을 차용한 제품명"이라며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종근당은 현재 의약품 제조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제품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7월 이후 이르면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치료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비만치료제의 이름을 '리덕타민'으로 짓고 역시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향정약 처방 낮아질까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지난해 생산약 기준)에서 리덕틸과 제니칼 등 비만치료 전문 치료제는 308억원 규모다. 이중 리덕틸이 230억원 가량 차지하고 있다.

반면 향정신성 식욕억제제(식욕억제 향정 의약품)는 345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제약사가 출시하는 비만치료제가 향정신성 식욕억제제 시장을 얼마나 잠식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병원, 선택의 폭 넓어진다

식욕억제 향정 의약품 처방이 늘어난 것은 가격 문제 때문이다. 현재 리덕틸을 하루 한 알씩 복용하려면 약국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달 약값이 10∼12만원 가량 들어간다. 하지만 식욕억제 향정 의약품의 경우 한달에 약 3만원 밖에 들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 시장에 나올 국내 전문 비만치료제 약가의 결정여부에 따라 시장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고혈압치료제의 경우 오리지널 신약인 노바스크 5mg이 524원이고 개량신약인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이 396원이다.
오리지널 신약의 약 75%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하지만 병원가에서는 일단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비만 전문 네트워크병원 365mc 김남철 원장은 "비만치료제의 경우 가격이 문제였는데 일단 오리지널 약보다 다소 저렴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이 출시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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