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참을 ‘水’없이 가렵다면 피부가 ‘물’달라는 신호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0.16 17:20

수정 2009.10.16 17:20



60대 여성 김모씨는 자는 도중 종아리와 팔에 심한 가려움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김씨처럼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건조해져 생기는 피부질환을 ‘건성습진’이라 한다. 건조한 가을철에는 피부 뿐 아니라 눈, 코, 입이 다 마른다.

■피지 분비 줄어 긁적긁적

건조하고 쌀쌀한 가을철에는 피지 분비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각질이 일어나 거칠어지고 피부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 가려움증을 느낀다. 특히 팔이나 다리 바깥쪽은 우리 몸에서 피지선이 가장 적게 분포되어 있는 부위다.


피부건조를 일으키는 원인은 내부와 외부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외부요인으로는 건조한 환경, 세제, 유기용제 등의 화학물질, 과도한 목욕이나 세안, 자외선, 레티노이드 같은 약물치료, 물리적 자극 등이 있다. 내부 요인으로는 노화된 피부, 어린선, 아토피피부염, 잔비늘증, 마른버짐증, 만성습진 등 병적인 요인이 있다.

피부 건조증이 심한 경우에는 실내 환경을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온도는 너무 높지 않은 18도 정도로 맞추고 습도는 40∼60% 정도로 유지한다.

올바른 세안과 목욕법도 피부 보습력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 뜨거운 물은 피부의 수분을 뺏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세안과 목욕을 한다. 비누는 중성비누나 보습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세정제를 이용한다. 목욕은 20분 이내로 짧게 하고 피부보호막을 유지하기 위해 때를 밀지 않도록 한다. 또 물기가 마르기 전 보습제를 발라주면 보습제의 유분이 피부에 보호막을 만들어 수분의 증발을 막아준다.

강남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손호찬 원장은 16일 “노인성 피부질환은 피부노화에 의해 진피층이 얇아지고, 면역반응이 저하되면서 보습기능이 떨어져 나타난다”며 “노화된 피부는 피부 질환이 잘 낫지 않고 세균 감염 등 2차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눈알이 뻑뻑 안구건조증

눈물은 안구를 잘 적셔서 눈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눈물을 생성하지 못하거나 눈물의 성분이 부족하여 빨리 마르게 되면 눈이 불편해지는데 이를 ‘안구건조증’ 또는 ‘건성안’이라고 한다. 눈물은 정상적으로도 나이가 들면 분비량이 감소된다. 그러나 기후가 건조하거나 특히 매연 같은 환경오염, 또는 황사 현상이 있을 때는 더 증상이 악화된다.

안구가 건조하면 인공눈물로 눈물을 보충시켜서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도록 한다. 또 눈물양이 부족할 경우 눈물이 내려가는 눈물점을 막아서 눈물을 보존하기도 한다. 한강성심병원 안과 한재룡 교수는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스프레이, 헤어드라이어 등이 직접 눈을 향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며 “TV, 컴퓨터, 책 등을 볼 때 눈을 자주 깜박여 주는 것이 좋고,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콧 속이 간질간질 비강건조증

비강건조증은 코 속이 마르고 건조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콧 속이 당기듯이 간지럽고 코를 만지면 통증을 느끼며 점막이 벗겨지거나 코피가 날 수 있다. 비염이나 부비동염 등 대부분의 코질환은 비강건조증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코점막의 분비 기능이 저하되거나 건조한 환경, 비염 등은 비강건조증의 주요한 원인이다. 그리고 노인들이나 고혈압, 당뇨병 환자 등 만성 질환자는 코점막의 분비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별도의 비강질환이 없어도 많이 나타난다.

코를 후빈다든지 하여 비강 입구의 코털이 있는 부위에 감염이 되면 코 주위가 발갛게 붓고 단단해져 통증을 느끼게 하는 비전정염이 쉽게 발생한다.

한강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용복 교수는 “비강건조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코 점막에 약간 염증이 생긴 것이라면 바셀린과 같이 기름기가 많은 연고를 콧속에 발라주면 완화된다”며 “하지만 오래된 비전정염이나 습진이 동반된 경우라면 항생제, 혹은 부신피질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코를 후비거나 코를 너무 자주 푸는 등 코를 자꾸 만지는 행동은 비전정염을 악화시키거나 비강의 정상적 기능을 저해할 수 있고 결국 비강건조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입안이 바짝바짝 구강건조증

음식을 먹을 때뿐 아니라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을 때, 음식냄새를 맡았을 때도 저절로 침이 나온다. 이것은 하나의 반사작용이다. 또 침은 잠을 자거나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에도 비록 적은 양이지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분비되어 항상 입안을 촉촉이 적셔준다. 이러한 침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타액분비량이 1분당 0.1㎖ 이하이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침을 분비하는 기관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거나 또는 고혈압 치료제나 항우울제,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식욕억제제 등과 같은 다른 약물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빈혈, 당뇨 등으로 인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원인이 되는 약물이나 치료법, 병적 증상들을 중단하거나 치료하면 대부분 정상화된다.
단, 침 분비선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다양한 치료법이 필요하다. 보조적으로는 구강점막을 부드럽게 하고 감염을 막기 위해 소독약을 넣은 인공타액으로 입안을 자주 적셔주어야 한다.


한림대치과병원 치주과 박성희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부드러운 칫솔로 꼼꼼히 양치해주고 술, 담배, 강한 산성음식 등의 섭취를 줄이는 한편 자주 물을 마셔주는 생활요법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된다”며 “하지만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구강세척제는 입안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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