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운동도 중독.. 골절·근육손상 부른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0.28 18:41

수정 2009.10.28 18:41



50대 직장인 이모씨는 하루 2시간씩 꾸준히 운동을 한다. 또 주말이면 10시간씩 등산을 하는 게 버릇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 무릎 등 관절 부위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운동에 집착하는 이씨는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온몸이 쑤시고 몸이 무거워진다. 이를 '운동중독증' 또는 '운동과잉증후군'이라고 한다.

■운동도 중독된다

운동 마니아들은 운동 도중 또는 운동을 마친 후에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실제 마라톤을 30분 이상 지속하면 몸이 가벼워지면서 행복감과 성취감이 밀려온다. '달리기 행복감(runner's high·러너스 하이)'이라고 부르는 이 같은 현상은 지구력운동을 오래할 때 뇌에서 생기는 '베타엔돌핀' 때문이다. 베타엔돌핀은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신경물질로 진통효과와 기분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마약과 같은 약물을 투여했을 때 받는 느낌과 비슷하다는 '러너스 하이'는 운동 중독증을 유발시킨다.

또 운동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못하면 불안감, 죄책감 등 금단증상을 느낀다. 결국 이들은 희열감을 느끼기 위해 지칠 때까지 운동을 하게 되고, 운동량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운동 중독증이 있는 사람은 골절, 관절과 인대 부상 같은 위험도 그대로 노출된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운동 횟수와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육, 인대에 무리한 손상

운동과잉 증후군은 근육, 인대 등의 손상이 온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운동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그 후 운동강도를 서서히 높여야 한다. 운동이 끝나면 정리운동으로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해준다. 평소에 걷기, 등산,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과 아령이나 운동기구를 이용해 근육을 단련시켜서 근력과 유연성을 키워주는 것도 좋다.

또 운동과잉 중후군에 걸리면 '족저근막염' 또는 '피로골절'이 잘 생길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첫 발을 내디딜 때 발바닥이 아파서 발을 디디기가 어려운 증세를 말한다. 이 질환은 딱딱한 바닥을 쿠션이 적은 운동화를 신고 오래 뛰거나 걸었을 때 잘 생긴다. 또 피로골절은 아주 장시간 달리거나 운동을 지속했을 때 하지에서 주로 생긴다. 특히 경골, 비골 또는 발의 중족골에 금이 가게 된다. 두 질환의 최고 치료법은 운동을 중단한 후 충분한 휴식를 취하는 것이다.

특히 처음 무리하게 운동를 하면 '운동성 두통'도 발생한다. 이는 5분 이내로 두통이 발생했다가 곧 멈춰버린다. 이같은 증세가 오래 지속된다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한시간 내외로 적당한 운동을

운동과잉 증후군은 피로를 회복할 시간이 부족해 발생한다. 실제 하루 정도 쉬었는 데도 운동능력이 평소보다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일단 운동강도를 줄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운동을 쉬어주는 것이 좋다"며 "운동으로 인해 늘어난 인대나 근육이 자리를 잡을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운동도 1일 권장 운동량이 있다. 미국 스포츠의학회는 1주일에 최소 1000㎉ 이상, 2000㎉ 이하의 칼로리 소비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 1주일 내내 운동하지 않고 주 3회 정도 운동한다고 했을 때 하루 운동 시의 최소 운동 소비량은 약 300㎉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이 한 운동이 얼마 만큼의 에너지를 소비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60㎏인 사람이 하루 300㎉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고강도 운동인 조깅이나 수영을 30분 정도 하면 되고 가볍거나 중등도의 운동을 할 경우에는 걷기운동을 38분간하고 자전거 28분, 조깅이나 수영을 10분 정도 하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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