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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신임 게임산업협회장 “중소 게임업체 의견 귀기울일것”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01 16:58

수정 2010.03.01 16:58

게임산업협회가 확 바뀐다. 지금까지는 소위 협회 내 ‘워킹 그룹’에서 중요 사안을 모두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일반 회원사들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창구가 만들어진다. 또 유망한 신규 개발사들을 육성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인큐베이팅 펀드도 설립한다. 이처럼 사업이 많아짐에 따라 협회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선출된 김기영 신임 게임산업협회장을 서울 서초동 한빛소프트 본사에서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이제 ‘모래알 협회’의 모습을 버릴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좋지 않은 사회적 이미지를 바꿔야 하고 업계 전체의 파이도 키워야 하죠. 그러려면 대형 업체를 비롯해 모든 회원사들이 협력해야 해요. 또 산업을 대표하는 협회가 강한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안 된다면 미련 없이 물러나겠습니다.”

김 협회장의 말에선 열정과 함께 배수진의 각오가 가득 묻어났다. 게임산업협회장 자리는 ‘독이 든 성배’로 불린다. 게임산업협회가 설립된 지 6년이 됐지만 지금까지 2년의 정식 임기를 모두 채운 협회장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협회 정책에 각 업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보니 협회장직을 맡은 업체와 이해당사자들만 분주하게 움직일 뿐 많은 업체가 ‘강 건너 불 보듯’하기 일쑤였다. 자연 중론을 모으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런 협회에 회원사들도 별 기대를 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는 이런 달갑지 않은 협회장 자리를 선뜻 맡았다. 4기 협회장이었던 김정호 전 한게임 대표가 임기를 맡은지 6개월 만에 한계를 느끼고 사퇴한 자리였기에 업계의 놀람은 컸다.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으니까요. 한빛소프트와 T3엔터테인먼트가 합쳐 10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지만 회사가 더 커진 다음 (협회장직을) 맡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기가 빨라져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인지 김 협회장은 말을 철저히 아꼈다. 그의 말대로 게임업계는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게임산업이 문화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까지 커졌지만 각종 규제에다 사회적 인식도 부정적이어서다.

중간에 취임한 만큼 김 협회장의 잔여 임기는 1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김 협회장은 그 사이 게임산업협회가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이 변하게 될 것이라 장담했다. 그는 협회가 소통의 채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그간 협회 회원사들이 전부 모이는 자리는 1년에 단 한 번 개최되는 ‘총회’밖에 없었다. 그만큼 일반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듣기 어려웠다는 것이 김 협회장의 생각이다. “제가 아주 작은 기업에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중소 게임기업들의 애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협회 내에 중소게임사 특별위원회와 모바일 분과를 설치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동안 소외됐던 게임사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다는 의미다.

협회 내에 인큐베이팅 펀드를 설립해 열정 있는 신규 게임사에 일정 자금을 마련해주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평소 회원사들이 내는 회비와는 별도로 업계의 리더격인 대형 업체들이 초반 시드머니를 분담하는 모양새다. “대형 업체들도 이런 취지의 펀드 구성에는 반대하지 않을 걸로 봅니다.
협회가 일부 업체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상생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큰 업체들부터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본업’인 한빛소프트 경영과 게임협회장 일에 반반씩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날 김 협회장은 기자를 배웅하며 “협회장이라는 중요한 자리를 맡으려 하는 분이 별로 없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제가 임기를 넘길 때 서로 하고 싶어 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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