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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다,아이폰3GS 괜히 샀다”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09 18:17

수정 2010.06.09 18:17

#. 주모씨(29·여)는 지난 8일 바다 건너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4’ 발표를 ‘배 아프게’(?) 지켜봐야 했다. 불과 1주일 전인 지난 1일 남자친구와 함께 ‘아이폰3GS’를 구입했기 때문. 특히 주씨가 속이 쓰린 데는 다음 달이면 새 아이폰이 한국에도 출시된다는 소식이 이날 같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벼르고 벼르다 산 스마트폰이 불과 한달 사이 ‘구 모델’로 전락하게 된 것. 주씨는 “아이폰4 국내 출시일정만 알았더라면…” 하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아이폰3GS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차기 모델인 아이폰4가 업계의 예상보다 이른 오는 7월부터 한국 시장에서도 판매되는 것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9일에는 KT가 아예 아이폰3GS를 ‘반값 할인’하겠다고 나서면서 최근 아이폰3GS를 산 소비자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지난 8일 새벽 미국에서 아이폰4를 발표했다. 화상통화, 선명한 디스플레이, 얇아진 두께를 내세운 아이폰4의 공개였다. 오는 15일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되고 24일부터 미국, 일본 등 5개국에서 판매된다. 정확한 출시일자는 잡히지 않았으나 국내에서도 7월부터 판매된다.

문제는 미국에서 아이폰4가 발표되고 KT가 ‘7월 한국 도입’ 사실을 공식화하기 전인 8일 이전에는 대다수의 아이폰3GS 소비자가 국내 출시일정을 몰랐다는 데 있다. KT가 국내 출시일정을 함구하는 바람에 국내 언론들도 감조차 잡지 못했다.

그래서 그동안 아이폰3GS는 ‘다음달 폰’(지난해 ‘곧 나온다’는 전망이 수개월째 계속되면서 ‘아이폰’에 붙은 별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 아이패드는 해외에서 발매된 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국내 출시일정은 오리무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의 7월 발매’라는 KT의 8일 발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는 KT가 아이폰3GS 모델을 떨어내기 위해 아이폰4의 7월 출시일정을 일부러 공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아이폰3GS는 최근까지도 수천대씩 대리점 등을 통해 팔려나갔다.

이날 발표된 KT의 ‘특별할인’ 행사도 이미 아이폰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는 ‘배 아픈’(?) 소식이다. KT는 ‘아이폰4 출시 기념 아이폰3GS 특별할인’에 들어가면서 아이폰 기존 모델을 반값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할인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31일까지다. 지난 8일 이전에 아이폰3GS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는 할인대상이 아니다.

할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32기가바이트(�)와 16� 모델은 13만2000원씩 제품 가격이 낮아진다. 가장 많은 가입자가 선택한 ‘i라이트 요금제’(2년 약정·월 4만5000원)로 아이폰3GS 모델을 구매할 경우 소비자가 내야 하는 단말기 가격은 기존 26만4000원에서 절반(13만2000원)으로 떨어진다.

KT의 ‘아이폰 가격 할인 방침’이 알려지자 국내 스마트폰 카페에서는 ‘울고 싶다.
어제 샀다’는 반응과 함께 ‘경쟁 스마트폰들엔 재앙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이폰4가 한국 시장에 당초 생각보다 일찍 나오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아이폰3GS 모델의 100만대 판매 돌파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지난해 11월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3GS는 최근까지 모두 75만여대가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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