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스티브 잡스 ‘물귀신 작전’ 글로벌 비난 쇄도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18 17:55

수정 2010.07.18 17:55

‘아이폰’시리즈로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주목을 받던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졸지에 글로벌 비난의 대상이 됐다. 전 세계인의 ‘공공의 적’이 된 셈이다.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를 솔직히 사과하지 않은 채 경쟁회사 제품도 똑같다고 변명을 늘어놓은 것도 모자라 한국의 아이폰4 출시 지연 원인을 한국 정부 탓으로 돌리는 등 ‘물귀신 작전’을 펴면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18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스티브 잡스가 한국을 ‘아이폰4’ 출시 국가에서 제외한 것은 한국 정부 승인과 관련된 문제라고 밝혔으나 18일 현재 애플은 한국 정부에 형식등록을 신청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 “애플 ‘아이폰4’의 한국 출시 제외는 한국 정부의 승인과는 무관한 문제”라고 못박았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아이폰4’를 출시하기 위해 형식등록 신청도 하지 않은 애플이 한국 정부의 승인 문제로 출시를 못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글로벌 ICT 기업 CEO로서 할 일이 아니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스티브 잡스가 ‘물귀신 작전’에 끌어들인 블랙베리 제조사 림도 공식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비난했다. 림의 공동 CEO인 마이크 라자리디스와 짐 발실리 등은 성명을 통해 “애플이 자기방어를 위해 림을 끌어들인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대중의 안테나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왜곡하고 애플의 잘못된 상황에 대한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에서 “직접 실험해보니 옴니아2나 블랙베리도 안테나 수신 결함이 발생한다”며 “휴대폰 업계 전반의 문제”라고 말했다. 프레젠테이션 화면으로 경쟁사 제품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바 있다.

‘아이폰4’는 지난달 24일 출시 후 ‘아이폰4’의 왼쪽 면을 잡으면 통화불량 문제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16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실수를 저질렀다”고 ‘아이폰4’의 통화불량 문제를 시인하면서도 소비자에 대해 진심이 담긴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사람이기 때문에 저지른 실수”라며 수신불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커버를 무료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cafe9@fnnews.com이구순기자

■사진설명=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7일 새벽 '아이폰4'의 통화 수신감도 저하 문제와 관련,고무로 된 보호 케이스 '범퍼'(사진)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통화수신감도 저하 문제는 모든 스마트폰의 공통적인 문제"라며 그 사례로 림(RIM)사의 '블랙베리' 등을 직접 언급, 업계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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