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잡스사망] 잡스 이후.. ‘개방형 ICT모델’ 주목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06 17:50

수정 2011.10.06 17:50

전 세계에 '스마트 혁명'을 불러일으킨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나면서 포스트 잡스가 누구인가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시로 '혁신'을 강조하며 스스로 혁신적 사업모델과 제품을 만들어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인정받던 잡스의 사망 이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5일 ICT 전문가들은 일제히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세계 ICT산업은 애플의 폐쇄형 사업모델과 구글의 개방형 모델로 양분돼 왔는데 잡스의 공백으로 개방형 모델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방형 스마트 모바일 시대와 혁신형 지도자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세계 ICT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사업모델과 인물의 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기대감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아이폰·아이패드를 중심으로 폐쇄형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애플의 사업모델은 '아이폰4S'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을 딛고, 보다 혁신적 모습의 '아이폰5'를 내놓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세계 10여개의 대형 휴대폰 제조사와 100개 이상의 이동통신 회사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내고 있어 장기적으로 개방형 생태계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세계 ICT 생태계가 개방형으로 집중될 경우 안드로이드 중심으로 생태계를 형성한 한국의 ICT 단말기와 콘텐츠 산업은 세계시장 진출 기회가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잡스 이후 세계가 인정하는 '혁신의 지도자'로 인정받을 새로운 인물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ICT 산업의 한 전문가는 "최근 ICT산업은 특정 기술방향으로만 발전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기술이 결합·융합하고 기술의 라이프사이클도 짧아 어떤 기술과 어떤 사람이 차세대 혁신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조차 어렵다"며 "유일한 해답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혁신을 이뤄내는 게 차기 혁신 지도자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ICT 전문언론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을 최고 CEO의 자격으로 △기술 진화 방향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능력 △회사 사업 구조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과감한 도전의식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팀워크 △직원들이 열정을 바칠 수 있는 CEO의 가치를 꼽았다. 이 기준의 혁신 지도자로는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꼽혔다.
또 동영상 재생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 세계 최대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전기차 제조업체 텔사의 CEO 엘론 머스크, 클라우드컴퓨팅 및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의 CEO 마크 베니오프도 잡스의 뒤를 이을 ICT산업 거물 CEO 후보군에 들었다.

이와 관련, 세계적인 석학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지난 7월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모바일 코리아포럼에 참석해 "아이폰의 성공은 잡스만의 디자인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며 "주변 얘기와 관계없이 세상에 없는 것을 스스로 창조하고 디자인하면서 혁신을 이루는 인물이 잡스이고 이런 인물이 혁신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도 "우리의 학생들이 잡스처럼 일탈적인 꿈을 키우고 창조적인 디자인 잠재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바꾸면 한국에서도 포스트 잡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cafe9@fnnews.com이구순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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