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푸른하늘] 우주인은 왜 배낭을 멜까

허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9 17:46

수정 2012.02.19 17:46

[푸른하늘] 우주인은 왜 배낭을 멜까

 엄마와 함께 우주정거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던 짱구는 우주인들이 우주선 밖에서 일하는 모습이 신기해보였어요.

 "엄마, 우주인들이 우리가 소풍갈 때 메는 것 같은 소풍 배낭을 메고 있네요. 일하기 불편할 텐데 왜 저런 것을 메고 있죠?"

 "짱구는 맛있는 점심과 과자가 잔뜩 들어 있는 소풍 배낭 없이 소풍 가기 싫지. 우주인들도 우주 소풍을 하려면 저런 배낭이 꼭 필요하단다. 우주인들은 우리들이 소풍 가는 것처럼 우주 속으로 나가지 않지만, 과학 실험을 하거나 뭔가를 고치거나 우주정거장 건설을 돕는 일들을 하려고 우주선 밖으로 나가지. 생각보다 무척 위험한 일이야. 거기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볼까?"

 우주 유영은 우주선 밖에서 하는 활동을 말해요. 우주에는 공기가 없고 온도차도 아주 심하답니다. 햇빛이 닿는 곳은 영상 120도까지 올라가지만 햇빛이 닿지 않는 곳은 영하 120도까지 내려가지요. 더구나 총알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 먼지는 우주인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어요. 이런 것들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우주인은 우주복을 입어요. 하지만 우주복을 입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발 디딜 곳이 없는 우주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죠.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전장치 없이 우주 속으로 나간다면 머나먼 우주를 떠도는 우주 미아가 될 수도 있답니다.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 숨을 쉬기 위해 우주인은 배낭 같은 것을 메고 우주 유영을 나가요. 생명 유지 장치인 배낭 속에는 산소탱크와 전지가 들어 있어요. 또한 물을 차갑게 하는 장치도 있지요. 우주복 속으로 물과 산소를 순환하게 하여 우주인에게 산소를 제공하고 우주인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거예요.

 우주에서 움직이는 것은 지구 위에서 움직이는 것보다 상당히 위험할 수 있어요. 스케이트도 신지 않은 여러분이 아주 매끄러운 얼음판 한가운데에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밖으로 나가고 싶어도 붙잡고 나갈 것이 없고, 기어서 나가려고 하니 너무 미끄러워 손바닥마저 미끄러진다면 어떻게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요. 이때는 내 몸에 있는 물건을 앞으로 던지면 된답니다. 그러면 몸은 뒤쪽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우주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보통 우주 유영을 할 때는 안전 고리와 밧줄을 이용하여 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에 연결하고 때론 안전을 위해 발을 고정시키고 일을 하지요.

 하지만 고리나 밧줄이 풀어져 몸이 우주선에서 멀어지면 어떻게 할까요?

 매끄러운 얼음판 위에서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것처럼 우주선에 다가갈 수 없답니다.
그래서 우주 유영을 할 때는 구명조끼라고 할 수 있는 세이퍼를 메고 나가요. 그전에는 우주공간 이동장치(MMU)를 사용했는데 높이 127㎝, 폭 83㎝로 아주 무거웠답니다.
한 단계 발전한 배낭형 추진 장치인 세이퍼는 크기가 MMU보다 작고 가벼워요. 이것은 조이스틱으로 조종하게 되어 있는데 질소 가스를 장치 주위에 있는 24개의 구멍을 통해 여러 방향으로 뿜어낼 수 있어 원하는 방향으로 초속 3m 정도로 나갈 수 있답니다.

 우리는 즐겁게 소풍 배낭을 메고 소풍을 가지만 우주 유영을 하는 우주인에게는 배낭이 생명줄과 같아요.

김지연 서울백운초등학교 교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자료 제공>

pado@fnnews.com 허현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