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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UHD 화질 OLED 패널 개발 어떻게 준비했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9 11:00

수정 2013.02.08 13:27

소니 UHD 화질 OLED 패널 개발 어떻게 준비했나?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3'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제품은 소니가 공개한 세계 최대 크기인 142.24㎝(56인치) 울트라고화질(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사진) 패널이었다. 이전까지 소니의 OLED 기술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뒤진다고 평가됐지만 이 제품 공개로 소니의 OLED 기술력은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9일 시장조사기관 OLED NET에 따르면 소니가 UHD 해상도의 142.24㎝ OLED 패널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기까지 10년이 넘는 개발기간을 거쳤다.

소니는 이미 지난 2004년 개인휴대용단말기(PDA)폰에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OLED 패널을 탑재한 바 있다. 전 세계 OLED 시장을 장악한 삼성의 OLED 핸드폰이 처음 출시된 시점이 2009년인 것을 고려하면 소니는 삼성전자보다 앞서 OLED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기술을 보유하고도 소니가 삼성에 비해 대량 양산이 늦은 것은 OLED 패널의 시장성과 기술진척 속도가 늦었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이전까지 OLED 패널의 해상도는 당시 시장의 주류인 액정표시장치(LCD)에 미치지 못해서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이 같은 판단 아래 소니는 OLED 패널을 개발하기보다는 LCD 패널 확보를 위해 패널 업체와 협력하기 시작했다. 삼성과 협력해 S-LCD를 설립하고 일본 샤프의 8세대 공장 지분투자로 소니는 안정적인 LCD 패널 확보를 시도했다. 소니가 LCD 사업에 집중하면서 OLED 관련 연구 인력은 대거 한국·대만·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가 다시 OLED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OLED 패널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가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다. 삼성전자의 성공을 본 소니는 즉각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현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구매를 타진했지만 물량 부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OLED 패널 구매가 힘들어지자 소니는 자체 개발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재원마련이었다.

브라운관(CRT) TV 시장의 맹주였던 소니는 평판TV 시장이 열린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TV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까지 8분기 연속 TV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소니는 최근까지도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소니는 △연간 매출 1조원이 넘는 화학 사업(소니케미컬)을 매각 △삼성과의 합작법인인 S-LCD 지분 매각 △샤프의 8세대 지분 정리 등을 통해 총 8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마련해 OLED 패널 개발에 나섰다.

또 소니는 투자금을 아끼기 기술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 AUO와 손잡았다.
소니는 OLED 패널 관련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고 AUO는 소니에는 없는 패널 양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 소니는 AUO의 OLED 패널 개발을 위해 관련 기술자 20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초기인 지난해 2·4분기부터 소니와 AUO는 초고화질(Full HD) 해상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 패널을 뛰어넘기 위해 UHD 해상도의 OLED 개발을 목표로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TV용 대면적 OLED 패널 개발에 돌입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지난달 소니는 CES 2013에서 세계 최초 UHD 화질의 142.24㎝ OLED를 공개했다. CRT TV 시장의 맹주였지만 LCD 시장을 대비하지 못해 삼성과 LG전자에 밀린 경험을 3세대 TV 시장인 OLED TV 시장에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소니의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인 것.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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