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기초과학-ICT 완전한 융합 이뤄 R&D성과 기술로 이어지게 해야"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05 17:32

수정 2013.03.05 17:32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5일 오후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한 '과학기술과 ICT 융합'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5일 오후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한 '과학기술과 ICT 융합'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하는 '창조경제'를 실제로 이루려면 기초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이 완전한 융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의 구도로는 기초과학과 ICT가 융합하는 게 아니라 ICT가 기초과학을 일방적으로 흡수·합병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양대 곽재원 석좌교수는 5일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과 ICT 융합'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곽재원 석좌교수는 "역대 정부 최초로 과학기술 분야와 ICT가 처음으로 만났지만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의 큰 중점은 ICT 쪽으로 가 있다"며 "과학기술과 ICT가 진정한 융합을 하려면 미래산업창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성공사례를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과학계의 상당수가 찬성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상선 연구개발인력교육원 원장도 "지금 논점은 과학기술이 아닌 ICT에만 쏠려 있다는 것"이라며 "교과부 시절에도 교육에 치여서 과학기술계가 기를 못 폈는데 미래창조과학부에서도 ICT에 치여 과학기술이 밀릴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그는 "창조경제도 중요하지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할 때"라며 "기초원천기술이라는 씨앗을 뿌려야 나중에 꽃과 열매를 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영일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도 "과학기술과 ICT란 두 영역의 융합을 위해 창의성, 다양성, 개방성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기초과학의 경우 IT 혁명의 이점을 수용해 연구개발(R&D) 전 주기에서 개발속도를 높이고, 산업계에 광범위한 파급력을 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ICT와 융합 가능성이 높고 성장가능성이 큰 기초과학분야로 에너지, 우주과학 분야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기초과학분야와 ICT의 융합을 통해 R&D 성과가 기술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부드러운 혁신(Soft Innovation)'이 필요하다며 각 분야 간 특성과 차이를 서서히 줄여나가면서 융합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연구개발 분야도 사회적 요구를 먼저 파악해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서비스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작정 연구 결과를 내놓기보다 향후 사회가 필요로 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수익창출이 가능한 분야를 예측하고 적합한 분야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기초과학분야의 R&D 성과가 자연스레 산업으로 이어지고 산업에서 상용화된 기술이 시장에 유통돼 소비될 수 있는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과 학계 연구계라는 전통적인 연구주체와 이를 통해 사업으로 연계되는 컨소시엄, 벤처 등의 구도에서 한 발 진화해 창의인재와 지식재산권 생산자, 발명가를 포함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과 네트워크, 유통과 관련된 서비스업 생태계도 연계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기술(Technology)과 인재(Talent), 관용(Torelance) 등 3T를 바탕으로 R&D, 생산, 유통, 활용 등에서 효율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하고 두 영역 간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지식재산 활용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언했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ICT 생태계와 전략과제'에 대한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ICT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는 세계 선진국과 격차가 크고 대비가 미흡하며 하드웨어의 경우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시장에서 위상이 저하되는 등 ICT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 닷컴 붕괴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ICT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다시 확대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도하는 창업 시스템을 구축해 고용 창출을 확대하는 등 ICT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R&D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이스라엘의 영재 군사교육과정을 차용한 한국형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군 인재를 ICT 전문가로 육성시키는 등 인력양성 및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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