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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파수 옮기면 LG U+ LTE 불량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22 04:10

수정 2014.11.04 19:08

KT 주파수 옮기면 LG U+ LTE 불량

미래창조과학부가 KT의 문제제기로 논란이 되고 있는 900㎒ 주파수의 위치를 조정해 주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LG U+의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미래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KT의 900㎒ 주파수를 왼쪽으로 1㎒ 옮겨주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며 "세부 조정이 끝나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LG U+의 LTE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KT의 주파수를 1㎒ 조정하면 KT의 900㎒ 주파수와 LG U+가 현재 LTE 주력 주파수로 이용 중인 800㎒와의 거리가 11㎒에서 10㎒로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된다. 이렇게 되면 LG U+의 LTE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LG U+의 주장이다.

LG U+ 관계자는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 주관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T, LG U+가 참여한 실험에서 KT의 900㎒ 주파수를 왼쪽으로 1㎒ 이동할 경우 일부 LG U+ LTE 스마트폰에서 KT 기지국과의 간섭이 생겼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KT 주파수를 조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LG U+의 800㎒ 주파수는 LG U+ LTE의 주력 주파수다. 트래픽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되는 보조 주파수와 달리 주력 주파수는 전국의 LG U+ LTE 이용자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주파수다. 특히 LG U+는 얼마 전부터 음성통화까지 LTE로 제공하는 '싱글 LTE'를 시작했다. 3세대(3G)로 제공하는 타사와 달리 음성통화까지 LTE로 제공하기 때문에 그만큼 네트워크 품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래부가 KT의 요구를 실제 받아들일 경우 또 다른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 특히 8월 중순 진행될 LTE 주파수 경매에서 KT가 요구했던 대로 주력 주파수인 1.8㎓의 바로 옆 주파수(인접대역)를 매물로 내놓은 상황에서 KT를 위한 해법이 타사에는 악영향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900㎒ 주파수 혼신 문제에 대한 해법 발표를 당초 7월 초에 하기로 했다가 미뤄지는 이유도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KT는 현재 LTE 주파수에 주력 주파수(1.8㎓)만 사용 중이다.

SK텔레콤과 LG U+는 LTE 서비스에 주력 주파수와 보조 주파수를 함께 사용해 속도를 2배 올려 LTE-A(어드밴스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KT는 보조 주파수인 900㎒가 전자태그(RFID)나 무선전화기 같은 다른 무선기기와 혼신을 일으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바 '불량 주파수'를 할당한 정부가 책임을 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간담회에서 KT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은 "900㎒ 주파수 간섭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주파수 대역을 1㎒ 왼쪽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미래부에 공식 요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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