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왜 같은 약에 사람마다 효능이 다를까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9.23 10:08

수정 2014.11.04 23:54

인삼에 효험을 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인삼으로 고통받았다는 사람도 있다.

미국 의사협회의 보고에 따르면 처방된 약물을 정상적으로 복용한 미국인 환자 중 심각한 약물이상반응으로 200만명(6.7%)이 입원하고 이중 10만명(0.32%)이 치명적인 약물이상반응을 보여 사망에까지 이르렀다.

이같은 사실들은 약물의 오남용 이외에 정상적인 약물요법 시에도 일부 환자에게 이상약물반응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다. 지금까지 보고된 자료들에 의하면 약물반응의 개인차이는 평균 3∼5배에 달한다. 이는 약을 많게는 5배 정도 더 복용해야 똑같은 약효를 발휘하는 사람도 있다는 의미다.

왜 동일한 약물이 사람마다 다른 효능을 보이는 것일까.

이러한 개개인의 약물반응 차이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후천적 요인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질병 그 자체의 특성 차이는 물론, 환자의 연령, 성별, 음식물, 신장 및 간 기능의 장애 등을 말한다. 이에 비해 유전적 요인은 약물의 반응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유전자의 변이가 있고, 약물의 흡수 및 배설 등을 결정 하는 유전자의 변이 등이 있다. 이러한 유전적요인은 약물의 안전성 및 효능에 있어서 약물반응의 개인차를 더 크게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각 약물에 대한 환자의 유전적인 변이를 알아내 약물반응을 미리 예측하는 연구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약물을 선택할 때 시행착오 및 이상반응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 각 환자에 맞는 약물을 처방하여 복용하는 ‘맞춤치료’도 가능해질 정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권병목 박사는 “유전적 요인이 개인의 약물반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는 분야가 약물유전체학”이라면서 “이 분야 발전은 유전적 요인에 의한 약물에 대한 개인차를 미리 예측해 보다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크게 공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물유전체학의 발전은 환자에게는 치료효과의 증진으로 큰 혜택을 줌은 물론 3억달러 이상의 경비와 10년 이상 소요 되는 신약 개발의 시간과 경비를 절감해줘 제약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 박사는 “신약개발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며 산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면서 “현재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는 인체 유전정보를 잘 활용해 우리도 21세기의 주요 산업이 될 생명공학 분야의 기술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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