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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모바일 게임, 스마트폰서 격전”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30 16:45

수정 2014.11.04 19:48

▲ 게임로프트 조원영 대표
“모바일 게임 용량이 작년만 해도 600킬로바이트 정도였는데 기술과 휴대폰이 발전한 올해는 2MB에 달하죠. 삼성 옴니아와 애플의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내년엔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10MB 이상의 고용량, 고사양 게임이 격돌하는 시장이 열리기 시작할 거라고 봅니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 게임사 게임로프트의 조원영 한국법인 대표는 28일 인터뷰를 통해 내년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을 무대로 급격하게 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을 성장시키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점점 용량이 늘어나고, 그러한 고사양 게임을 돌릴 수 있는 플랫폼은 스마트폰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침체에 빠진 모바일 게임시장이 살려면 ‘아이들 게임’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졸업’한 20대와 30대 이용자들을 다시 끌어들여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 이분들은 게임 퀄리티만 좋으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죠. 3D 엔진과 그래픽에 투자한 양질의 스마트폰용 게임을 만들어야 되는 이유가 그거예요.” 실제로 컴투스와 게임빌 등은 스마트폰용 게임 개발팀을 이미 꾸린 상태다.

올해 10월에 3주년을 맞은 한국 법인의 내년 전략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 대표는 가급적 자체 개발을 줄이고 고사양 해외 게임의 퍼블리싱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미니게임 퀘스트’를 시작으로 국내서 개발한 8개 게임을 포함해 27작품을 출시했지만,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내년엔 한국법인 최초 RPG인 ‘아실리온’을 비롯한 5개 정도의 게임만 자체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제작하는 게임은 기존 작품들 중 좋은 성적을 거둔 데 국한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조 대표는 고사양 게임이 국내에 출시되기까지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기침체로 인해 이용자들의 단말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기 시작한 것부터도 그렇다는 것. 성능 업그레이드가 늦어지는 만큼 고사양 게임 출시가 제한될 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사용자들이 평균 14-15개월마다 단말기를 바꿔왔다면 앞으로는 24개월 정도로 길어질 거라 예상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고용량 게임을 다운로드받을 때의 과금체계도 문제다. “해외에서는 애플 아이폰, 삼상 옴니아 같은 각종 스마트폰을 노린 70∼80메가짜리 고사양 게임이 쏟아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단말기가 발매가 안됐을 뿐더러 몇십메가짜리 게임이라면 데이터 요금이 문제가 되죠.” 그는 이러한 문제들을 두고 스마트폰 출시 이후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한국에서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져나오는 모바일 게임의 장르 편중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맞고나 타이쿤, 원버튼 장르는 이미 포화상태인 만큼 성장이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조 대표는 이러한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퍼블리셔인 이통사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4년 전에는 모 이통사 메뉴에 독특한 게임들을 모아놓은 리스트를 모아놓은 ‘창작 게임’ 섹션이 있었죠. 퍼블리셔로서도 시장이 넓어지면 돈이 되는 만큼, 그런 메뉴를 만드는 데 투자를 해 준다면 모험을 하는 업체들이 분명 나올 것이라 봅니다. 그게 모바일 게임시장을 살리고, 또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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