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IT 중기·벤처 “정부정책 체감 어렵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9.30 18:43

수정 2014.11.05 10:35

“고급 엔지니어들이 정보기술(IT)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노고를 치하한데 이어 최근 청와대 IT 특별보좌관까지 선임했지만, 중소·벤처기업들은 여전히 정부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IT 중소·벤처기업들과 만남에서 26명의 업계 대표들은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들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IT가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다지만 이는 대기업들의 얘기이고, 중소기업 현장에선 IT가 3D(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산업으로 전락할 위기감마저 맴돌고 있다는 것.

이날 행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대통령의 IT 산업 육성 의지는 강한 것 같지만, 현장에서 업계는 척박해지고 창업열기마저 식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동통신, 방송, 소프트웨어, 보안 등 분야의 이날 참석자들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넷)·인터넷TV(IPTV) 등 방통위의 핵심정책들에 대해 날을 세워 비판했다.
방통위가 대기업들에 투자를 촉구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움직임은 뜨뜻미지근한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

한 중소기업 사장은 “방통위가 일일이 가입자 추이를 점검하며 IPTV 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통신사업자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벤처기업 사장도 “정부가 정책방향을 명확히 하면서 와이브로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지금은 정부나 대기업이나 어떻게 가는지 예측이 어렵고 대응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IPTV 가입자를 500만 정도까지 늘려 한국에서 성공이 각인되면 관련 국내 중소업체들의 해외진출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신규사업자에 와이브로 사업권을 내줘 투자와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통사들이 최근 대대적인 통신요금 인하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각 사업자들의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란 목소리도 들렸다.

이날 만남에 동참한 방통위 실·국장들은 실시간 방송을 하는 IPTV 가입자가 최근 하루 1만명을 넘어서기도 해 연말까지 180만∼200만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와이브로 및 통신망 관련 주파수 재배치와 신규사업자 허가 등도 조속히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IPTV, 와이브로 등의 투자나 사업성과가 부진한 곳들은 철저히 제재할 것”이라며 “이통사들의 요금인하도 투자가 아닌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선에서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매 분기마다 한 번씩 IT 중소·벤처기업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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