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 국내 중환자실 진료여건 열악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2 14:49

수정 2010.01.12 15:10


국내 대학병원 중환자실의 진료 설비가 말레이시아나 중국보다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지난 2008년 6월 기준으로 아시아 각국 대학병원의 중환자실 내 병상 대비 인공호흡기 비치율을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중환자실 1병상당 1대의 인공호흡기를 갖췄지만 한국은 1대1비치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6.7%에 불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1병상당 1대의 인공호흡기 비치율이 각각 61.5%, 64.3%로 집계됐으며 한국보다 비치율이 낮은 곳은 인도(30.3%) 1곳뿐이었다.

중환자실 내 간호사 1명이 1개의 병상을 돌보는 비율도 한국이 13.3%로 중국(61.5%), 말레이시아(60%), 인도네시아(28.6%), 인도(25%), 싱가포르(20.0%) 중에서 꼴찌였다.

의학회는 국내 중환자의학의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은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이 해마다 막대한 적자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중환자실 운영규정처럼 간호사 1인이 2병상의 환자를 간호하고, 전문의가 중환자진료를 할 경우 국내에서는 한 병상당 연간 약 80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한다고 의학회는 설명했다.


이런 문제점 개선을 위해 의학회는 △중환자실 전담의 자격규정 신설 △중환자 세부 전문의의 역할 강화 △중환자실 전문 전담의사를 통한 중환자 진료의 지속적인 개선 △중환자실 원가 보전 △무의미한 치료에 대한 사회적 법적 합의 도출 △정부와 전문가 주도의 상설자문위원회 구성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중환자의학회 고윤석 회장(서울아산병원)은 “중환자실은 중환자 삶의 마지막 비상구로 중환자 의료진료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곧 국가의료 수준의 잣대”라며 “정부 고시를 전문지식이 있는 전문의가 중환자실을 맡도록 개정하는 한편 중환자실 상주 전문의사에 대한 수가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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