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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 중국발 ‘황색 돌풍’ 몰아친다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23 15:46

수정 2009.03.23 15:46

▲ 게임시장에 중국발 황색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몇 년 사이 토종 게임들을 바짝 따라온 작품성과 중국서 이미 검증된 성적을 무기로 온라인 게임의 본산인 국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만도 국내에서 출시 예정인 중국산 게임이 5∼6개에 달한다. 사진은 CJ인터넷 퍼블리싱 예정인 ‘주선 온라인’.

게임시장에 중국발 황색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몇 년 사이 토종 게임들을 바짝 따라온 작품성과 중국 시장에서 검증된 흥행성적을 무기로 온라인 게임의 본산인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올해만도 국내에서 출시 예정인 중국산 게임이 5∼6개에 달한다.

이야인터랙티브가 서비스하는 MMORPG인 ‘무림외전’은 지난달 중국산 게임으론 처음 문을 열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접근하기 쉬운 인터페이스, 기존 무협게임을 하던 이용자라면 익숙할 만한 문파전 등의 콘텐츠와 시스템이 녹아들어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CJ인터넷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격미시공이 개발한 ‘필드오브아너(Field of Honor)’와 완미시공의 ‘주선 온라인’과 각각 계약을 맺고 올 하반기에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픽셀소프트의 ‘심선 온라인’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H가 퍼블리싱하기로 한 ‘적벽’, 하이윈이 서비스 예정인 ‘구대서유’ 모두 중국산 MMORPG다. 최근 게임시장에 뛰어든 라이브플렉스도 중국 게임인 ‘천존 온라인’의 국내와 필리핀 판권을 따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거세게 부는 황색 돌풍, 왜?

중국산 게임의 약진,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퍼블리싱 업체들은 이들 작품들이 더이상 국내 업체들도 얕볼 수 없을 정도로 게임성 측면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산형’이나 ‘저급품’으로 치부되던 중국산 게임들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것.

실제로 CJ인터넷의 ‘필드 오브 아너’는 카운터스트라이크와 같은 ‘일인칭 슈팅(FPS)’ 장르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장르를 하나의 게임 속에 모아놓은 독특한 조작방식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대규모 병력을 RTS 방식으로 움직이되 하나의 유닛을 FPS 방식으로 조작한다는 새로운 개념은 지금껏 국내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다. 적벽의 경우 액션성을 높이기 위해 가드 스킬을 넣고 방향과 거리를 직접 재 공격하도록 하는 전투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또 중국에서의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반응이나 콘텐츠 소비속도를 감당할 만큼의 업데이트 역량이 이미 검증됐다는 것도 강력한 무기다. 이 외에도 백만 단위의 접속자를 감당해내는 서비스 안정성도 매력적일 뿐 아니라, 국내 게임개발사에 직접투자를 통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가격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완미시공 등 ‘검증된’ 업체들의 작품들에 국내 퍼블리셔들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KTH 관계자는 “중국 회사들이 한국 게임들의 모방에 그치던 수준에서 벗어나 이젠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해내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시도에 대해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산업 지원책 마련” 요구도

게임업계 내에서 중국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도 ‘한 수 아래’로 낮춰 보던 시각에서 명백한 경계심으로 바뀌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과는 달리 게임업체 CEO들의 경계 수준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것.

CJ인터넷 정영종 대표는 “중국 게임들은 대량 양산체제를 갖춰 모듈화가 잘 되어 있는데다 그래픽을 제외한 서버 클라이언트 등 기술적 측면에서는 절대 국내 게임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며 “특히 이들은 작품의 라이프사이클을 2-3년으로 내다보고 있어 대작 게임을 만들지 않을 뿐 아이온 정도의 게임도 마음먹으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 방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CCR의 윤석호 대표는 중국과 동아시아에서 시행중인 자국 게임 양성을 위한 쿼터제를 예로 들며 국산 게임에 대한 지원정책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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