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게임업계 화두 웹게임, 내년 ‘대세’ 될까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6 15:58

수정 2009.12.16 15:58

▲ 엠게임이 유통하는 빅포인트의 ‘다크오빗’ 스크린샷

올해는 국내 웹게임 시장 활성화의 원년이었다. 국내 웹게임 시장은 지난해까지 연 30억원 정도의 작은 규모로 유럽과 중국 웹게임 시장에 비해 평가절하돼 왔다. 국내에서 성공한 웹게임으로 평가받는 칠용전설이 월매출 2억∼3억 원 정도를 기록했을 정도. 하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면서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며 새로운 온라인 게임 장르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웹게임 시장은 어떻게 될까. 업체들이 준비한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파이가 커지기 시작할 거라는 말도 들리는 반면, 이미 한정된 시장에 너무 많은 플레이어가 들어와 레드오션 일보 직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웹게임이란 별도의 프로그램 다운로드 없이 브라우저를 통해 바로 실행 가능한 게임을 뜻한다. 인터넷에 접속해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접근성이 최대 장점이다.


■2009년, 웹게임 시장 활성화 ‘원년’

외국 웹게임 업체들이 알음알음 들어오며 커지기 시작한 웹게임 시장은 어느새 대형 유통사들의 장으로 바뀌었다. 포트폴리오 구성이 쉽다는 이유에서다. 개발기간이 짧을 뿐 아니라 수익에 비해 게임 유지비용도 적어 너나없이 뛰어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중국에서 만든 ‘무림제국’과 ‘배틀히어로’를 국내에 서비스하고 자체적으로 웹게임을 개발 중이다. 넥슨과 엠게임도 각각 중국 인기작 ‘열혈삼국’과 유럽 빅포인트사의 ‘다크오빗’ 등을 수입해 서비스한다. 이온소프트도 게임포털 내 웹게임 섹션을 마련해 ‘캐슬오브히어로즈’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등 각 게임사들마다 준비중인 웹게임만 십여 개에 달한다.

더구나 소문과는 달리 일인당 매출(ARPU)이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다른 업체들의 귀도 움찔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월 삼국지를 기반으로 한 전략시뮬레이션 웹게임 ‘종횡천하’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액토즈소프트의 김강 대표는 “서버당 순수 유료유저 인원수가 수천 명에 달한다”며 “경제력이 있는 성인들이 짬짬히 즐기는 게임이라서인지 일인당 매출이 엄청나게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스마트폰 환경구축 본격화…웹게임엔 호재

그렇다면 내년은 어떨까. 웹게임 시장의 미래를 점치는 시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웹게임이 새로운 온라인게임 장르로 성장하게 되리란 예상이다. 지난 2002년 게임포지가 ‘오게임’으로 수억 명의 가입자수를 모은 것처럼 시장이 빠르게 커지리라는 것. 중국이 그렇다. 지난 2007년 기준으로 1억 위안 정도에 불과했던 중국 웹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억 위안으로 4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오는 2011년에는 약 16억 위안(약 28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더구나 최근 국내서 스마트폰 열풍이 불며 모바일로 웹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구성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기존에도 모바일 웹 접속을 지원하는 피쳐폰의 풀브라우징 기능은 있었지만 느린 속도로 인해 웹게임을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 PC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는 방식을 감안하면 와이파이를 통한 잦은 스마트폰 접속으로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더파이브의 이정윤 마케팅본부장은 “아이폰 출시 이전에도 LG텔레콤의 오즈 서비스를 이용해 접속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며 “본격적인 와이파이 접속이 이뤄지면 웹게임 시장의 성장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모바일 웹게임 서비스를 따로 만드는 업체도 있다. 휴먼웍스는 최근 스마트폰 및 휴대 단말기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웹게임 서비스 ‘모바일 게임천국’을 출시하기도 했다.

■“뛰어들기 너무 늦은 레드오션…수명 짧아”

하지만 일각에선 게임업계가 기대하는 만큼 웹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규모가 크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게임을 즐기는 ‘골수 유저’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실제로 새로 시작된 웹게임을 찾아 들어오는 이들 가운데 다른 업체 게임을 동시에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시장 초창기다 보니 각 웹게임들의 이용자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지적이다.

또 수명이 짧다는 게임 특징도 약점이다. 웹게임은 ‘시간’이 자원이기에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와의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 결국 신규 이용자의 유입이 적어질 경우 새로운 서버를 여는 것 외에는 게임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더구나 현재 시장에서 서비스중인 웹게임은 알려진 것만 30-40여종. 게임 개발비나 유지비가 MMORPG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다 쳐도 경쟁은 분명 격화되고 있다. 특히 직접 개발에 나서기엔 시간이 걸리고 새로 유통하기엔 수입산 웹게임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오른 탓에 몇몇 업체가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비스되는 게임들이 대부분 웹게임 강국인 중국·유럽지역 게임인 만큼 장르 주도권을 내줬다는 시선도 부담스럽다.

/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