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김장김치로 겨울철 건강 챙겨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19 17:04

수정 2014.11.04 19:41



지난 2006년 미국 건강전문 월간지 ‘헬스(Health)’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헬스지는 김치에 대해 ‘비타민A·B·C 등 핵심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를 돕는 유산균이 많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저지방 다이어트식품’이라고 평가했다. 김장철을 맞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김치의 건강성에 대해 알아본다.

■김치는 체중조절 ‘도우미’

김치의 우수성은 항균·항산화·항암·비만방지 효과 및 면역 활성화로 요약된다. 영양 면에서도 매우 우수해 주재료인 배추 무 열무 갓 고추 파 마늘 생강 당근 등에는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A·B·C와 무기질, 섬유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또 발효 과정을 거쳐 맛있게 익은 김치에는 비타민C가 많고 고추 무청 파 갓 열무 등의 녹황색 채소가 많이 섞여 비타민A가 풍부하다.


성인 1인이 1회 분량의 김치(40∼60g)를 1일 3회 정도 섭취할 경우 비타민C 1일 권장량인 100㎎의 30∼40%를 섭취할 수 있다.

또 김치가 발효되면서 생기는 유산균(젖산균)은 장내의 유익한 미생물 증식을 도와 대장암을 예방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김치는 열량이 적고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체중조절에 도움을 준다”며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은 신진대사 작용을 활발히 함으로써 지방을 연소시켜 살을 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마늘, 파 등 김치의 재료들에는 항산화 비타민과 항세균 성분이 풍부해 노화를 억제하고 암을 예방하며 면역을 증강시킨다. 김치에 들어있는 각종 채소의 식이섬유와 향신료, 유산균은 혈중에 있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서 각종 성인병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준다.

■소금은 적게 넣는 것이 좋아요

2001년 국민영양조사 결과 한국인 1일 평균 소금 섭취량은 8∼10g 내외다. 1g은 찻숟가락 2분의 1에 해당되는 양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의 소금 권장량은 5g 이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금을 섭취하는 주요 경로는 양념류 37.4%, 김치류 27.1%, 라면 등 가공식품 4.5% 등이다. 보통 배추김치의 소금함량은 김치 60g당 3∼4g. 1일 180g의 김치를 먹는 것만으로도 WHO의 권장 섭취량을 2배 이상 초과하는 만큼 의식적으로 섭취량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하루 세끼 식사 때마다 김치 40∼60g(1회분)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소금 섭취를 줄여야하는 당뇨, 고혈압, 위염이나 궤양이 있는 사람들은 양을 조절해 먹는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영양상담실 이선희 과장은 “김치는 섬유질이 풍부하지만 염장식품이므로 당뇨, 고혈압, 위염 및 위궤양이 있는 사람들은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염분 섭취량이 문제라면 백김치, 나박김치, 물김치(동치미) 등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치를 조금 싱겁게 담그는 것도 소금 섭취량을 줄이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김치냉장고 등이 보급돼 김장김치라도 지나치게 짜게 담그지 않아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치에는 섬유질이 많기 때문에 소화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섭취량을 줄인다.

■김장철 허리 건강도 챙기세요

주부들이 김장을 10포기나 20포기만 담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배추를 씻고 절이고 무를 썰고 양념 다지고 무치고 버무리는 등 전신을 사용하는 고된 작업의 연속이다. 보통 김장을 담그는데 걸리는 시간은 이틀. 재료를 다듬고 절이는데 하루, 양념을 버무려 절인 배추에 속을 채우고 김치통에 넣는데 또 하루다.

분당제생병원 정형외과 이영상 과장은 “장시간 쪼그려 앉아 일을 하다 보면 자연히 자세가 나빠져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된다”며 “또 배추를 한꺼번에 옮긴다든지 무거운 김치통을 나르다가 허리를 삐끗하거나 압박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장 이후 허리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허리가 아프다고 억지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요통에 운동이 좋다고 하는 것은 만성요통에만 해당되는 것일 뿐 갑자기 시작된 요통에는 안정이 최선이다.

서울척병원 김동윤 원장은 “테이블과 의자를 두고 김장을 담그면 허리에 부담이 줄어든다”며 “따뜻한 물 샤워나 반신욕 후에 김장을 시작하는 것도 몸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절인 배추 등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반드시 두 사람이 함께 도와야 하며 물건을 최대한 몸에 붙이고 무릎관절을 이용해 일어나야 한다. 또 김장을 하다 허리 근육을 만져 아픈 근육부위가 있다면 냉찜질을, 깊은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신욕을 포함한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풍부한 비타민과 섬유질, 소화를 돕는 유산균이 들어있는 김치를 외국인이 맛깔스럽게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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