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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주의보] 짜게 먹는 당신,건강하십니까?

조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26 16:03

수정 2014.11.06 04:39



우리나라의 30세 이상 성인 중 10명 중 1명 이상은 고혈압 환자이다. 특히 60세가 넘는 장년층의 경우 약 30% 이상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전 세계적으론 6억명의 사람들이 고혈압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300만명이 사망한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 중 고혈압을 지각하고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는 사람은 총 환자의 12.5%에 불과하다. 고혈압은 특별한 지각반응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따라서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고혈압을 그대로 방치하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관상동맥질환과 중풍 등의 병으로 발전해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대 목동병원 심혈관센터 편욱범 교수는 “혈압은 언제 어디서 재느냐에 따라 변동이 크기 때문에 고혈압 여부를 알려면 여러 번 혈압을 재야 한다”면서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날씨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고혈압 측정방법

혈압은 신체활동에 따라 늘 변하므로 일단 여러 번 측정해야 한다. 혈압을 재기 30분 전에는 흡연이나 커피 등 카페인을 삼가야 한다. 적어도 5분은 앉아서 쉰 후에 측정한다. 등받이 의자에 바르게 앉아서 측정해야 하며 특별한 경우에는 눕거나 서서 잴 수도 있다. 팔을 걷어 팔꿈치 위 부위를 커프로 감는데 커프는 자기 심장 높이 정도에 오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정상혈압은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심장 밖 혈관으로 밀어낼 때의 압력(수축기 혈압)이 120㎜Hg 미만, 심장이 확장해 혈액이 혈관에서 유지될 때의 압력(이완기 혈압)이 80㎜Hg 미만인 경우다. 따라서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40㎜Hg·9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최근 미국고혈압합동위원회에서 발표한 고혈압치료지침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 120∼139㎜Hg 또는 이완기 혈압 80∼89㎜Hg인 경우를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했다. 이 위원회는 이어 고혈압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을 더 낮추고 고혈압 전단계이면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는 고혈압 약제를 사용하라고 충고한다.

■고혈압 치료는 어떻게

현재로서는 고혈압 예방과 치료는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가족 중 고혈압 환자가 있거나 비만, 짜게 먹거나 스트레스, 고령, 흡연 등이 고혈압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약을 끊게 되면 다시 재발할 수 있어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게 좋다.

안정시 혈압이 160/100㎜Hg 이상 되는 고혈압 환자는 약물 요법을 시행한 후에 식이요법과 지구성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가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게 3개월 이상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을 하게 되면 수축기 혈압은 4∼9㎜Hg, 이완기 혈압은 3∼15㎜Hg까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는 운동을 하면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보다 혈압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운동 중의 수축기 혈압이 200㎜Hg 이상으로 올라가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즉, 역기 등을 이용한 중량운동이나 단거리달리기 등과 같이 단시간에 큰 힘을 내는 운동은 말초혈관 저항을 높여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키기 때문에 걷기, 조깅, 자전거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운동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는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5회, 3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할 경우 혈압이 서서히 낮아질 수 있다.

이처럼 운동을 통해 혈압을 떨어트리면 심장과 폐기능이 향상되고 혈관의 탄력성이 향상되고 동맥 경화가 감소되는 등 신체의 모든 기능이 크게 향상된다. 하지만 운동은 이완기 혈압이 120㎜Hg 이상 되는 중증 고혈압 환자는 운동이 부적당하다.

■생활습관이 혈압을 낮춘다

고혈압은 약을 먹는 것 외에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기 때문에 늘 관심을 가지고 검사하고 조절하는 ‘습관’이 우선돼야 한다.

먼저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의 하루 평균 소금 소비량은 20∼25g. 작은 차 숟가락으로 7∼8술 정도다. 그러나 혈압이 높다면 음식에 거의 간을 하지 않은 상태로 먹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소금의 하루 총 섭취량이 6g을 넘으면 안 된다.

음식을 덜 짜게 먹는 것만으로도 2∼3개월 후 수축기 혈압은 8㎜Hg 정도, 확장기 혈압이 7㎜Hg 정도 내려가 자연스럽게 치료약물의 양도 줄일 수 있다.

칼륨섭취가 부족하면 혈압이 올라가므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에 많이 든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륨이 많이 든 음식은 감자, 바나나, 저지방 유제품, 붉은 콩, 오렌지, 멜론 등이 있다. 칼슘섭취 역시 중요하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은 저지방우유, 요구르트, 두부, 미역 등이 있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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