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격돌 IT 2009] (4) 포털 지도서비스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07 18:33

수정 2009.01.07 18:33



‘지도서비스는 우리가 최고.’

연초부터 포털업계가 지도서비스를 놓고 불이 붙었다. 저마다 서비스를 차별화하느라 혈안이 돼 있다. 포털들이 너도나도 웹지도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 이 서비스가 향후 포털시장의 패권을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상태다. 핵심은 ‘실사 웹지도’다.

■웹 지도서비스, 포털 판도 가른다

검색서비스는 ‘절대강자’ 네이버가 국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지도서비스는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국토해양부는 2012년 국내 공간정보산업의 시장규모를 약 11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특히 포털들이 주목하는 것은 웹 지도서비스가 현재의 주수익원인 검색광고보다 더 다양한 광고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도서비스가 정착되면 우선 사용자의 관심지역(Point of Interest)을 중심으로 상업 광고서비스와 검색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eMarketer)는 미국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지역 검색’ 시장 비중이 오는 2011년까지 23%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모바일 버전으로 확장될 것이란 점도 기대를 걸게 만든다. 휴대폰으로 보는 인터넷 지도상에 가게 광고를 올리거나 기업들이 실시간 이벤트를 벌이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 구축한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지도서비스는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가 무한한 영역”이라며 “새로운 비즈니스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서비스, 춘추전국 시대

지난 6일 네이버는 위성·항공 지도를 적용한 새로운 지도서비스를 선보였다. 서울, 경기도 지역은 국내 최대 해상도인 50㎝급 항공지도, 그 외 지역은 2m급 위성지도로 서비스한다. 50㎝급이라는 것은 모니터상 1픽셀의 실제 거리가 50㎝라는 의미다.

다음도 지도서비스를 올해의 핵심사업으로 꼽고 있다. 다음은 늦으면 다음 주 중 삼아항업과 제휴해 50㎝급 디지털 항공사진 지도서비스 ‘스카이뷰’와 디지털 파노라마 사진서비스 ‘스트릿뷰’를 출시할 계획이다.

야후와 파란, 구글은 지난해 한발 먼저 지도서비스를 선보였다. 야후코리아는 60㎝급 지도서비스를 실시간 교통정보와 접목해 선보였다. 특히 애플의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터치(ipod Touch)’와 아이폰 전용 지도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내놓기도 했다.

파란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대상으로 50㎝급 항공지도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실제 거리 사진을 지도 위에 담은 ‘리얼 스트리트’를 선보였다. 또 부동산지도, 등산지도, 항공사진, 오픈맵 등 가장 다양한 지도서비스를 제공해 호평받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전 세계적인 히트 서비스인 ‘구글 맵스’를 지난해 11월 한국에 론칭, 올해부터 본격적인 이용자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예측교통정보·서비스 연동 등 차별화 나서

하지만 누리꾼들은 아직 각 서비스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포털사이트들이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 특장점들은 비슷비슷하다. 해상도만 해도 대부분 최근 현행 국내법이 허용하는 최대 해상도인 50㎝급으로 맞춰져 있다. 각 적용지역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당장 거리 주변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서비스들도 아직 국내에 론칭되지 않은 구글의 ‘스트리트 뷰’를 비롯해 네이버의 ‘파노라마’와 다음의 ‘스트릿뷰’, 파란의 ‘리얼 스트리트’ 등이 모두 비슷한 종류다.

이렇다 보니 포털들은 ‘차별화’에 비상이 걸렸다. 야후는 알고리즘을 통해 축적된 ‘예측 지도 정보’를 비장의 무기로 내놓을 생각이다. 교통 통행량정보를 축적한 업체와 제휴해 사용자가 지정한 날짜의 교통 통행량을 알려주고 최적화된 이동경로를 제공하겠다는 것. 김진수 야후코리아 대표이사는 “지금은 하루 앞까지 내다볼 수 있지만 연내 3일 전에 교통정보를 예측해 경로를 알려주는 지도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일하게 실시하고 있는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를 곧 전국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파란은 올해 항공지도에 더해 위성지도 도입을 천명하고 나섰다. 전국 단위의 1m급 위성지도를 이달 말쯤 도입할 예정이다. 또 지도 소스 공개를 확대하고 지도 위젯 및 플러그인을 배포하기로 했다. 부동산 매물과 시세를 연계하는 등 서비스범위를 확장하고 인맥서비스(SNS) 및 내비게이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기와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선다. 스마트폰 및 3세대(3G) 등 모바일과 아이폰, 아이팟터치 등 이동성 단말 지도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다음은 지도서비스를 메일, 카페, 블로그 등 다음 서비스 플랫폼에 연동할 계획이다. 장소DB의 내용을 퍼가거나 지도를 넣을 수 있는 모듈을 제공하는 것. 한 예로 메일을 보낼 때 기존 지도를 링크하는 게 아니라 결혼식장, 돌잔치장, 동창회 모임 등의 장소를 사진처럼 집어넣는다는 것이다. 특히 골프장의 위치와 교통편 확인은 물론 홀 공략법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 사용자 편의를 도모할 방침이다.

구글은 전통적인 소스 오픈으로 누구나 쉽게 구글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또 마이매플릿, 길 찾기, 스트리트뷰 등 연관 매시업(연동)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앞으로 위성·항공 지도에 실시간 교통정보를 얹는 작업과 주변 전경 사진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서비스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포털 지도시장은 서로 서비스를 벤치마킹 중”이라며 “차별화된 주력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올해의 화두”라고 밝혔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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