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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문병원 시대] 인터뷰/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장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1 16:50

수정 2009.03.11 16:50



“복통으로 병원을 찾더라도 원인은 천차만별입니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은 진료의 경험을 강조했다. 민 원장이 맡고 있는 ‘복통 클리닉’에는 여러 종류의 복통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다. 이 중에는 다른 병원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 사람들도 꽤 많다.

기억에 남는 환자 중에는 심하게 체했다며 배 한가운데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가 있었다. 민 원장은 이 환자에게 초음파 검사를 진행해 쓸개에 담석이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쓸개는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보통 담석이 생기면 오른쪽에 통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배 가운데 통증이 있기 때문에 위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위내시경을 시행해 원인을 못 찾는 경우도 있다.

또 ‘주기적 구토’ 환자는 한 달에 1∼2번씩 주기적으로 토한다. 일종의 신경병의 하나인데 미리 질환을 알면 전조증상이 있기 전에 약을 쓰면 괜찮아지기도 한다. 물론 병원을 찾은 복통 환자는 ‘기능성 위장장애’ 환자가 가장 많다. 민 원장은 이들에게 맞춤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민 원장은 “배가 아프다고 대학병원을 찾으면 각종 검사를 모두 시행해 의료비가 상승할 수 있다”며 “비에비스 나무병원과 같은 2차 병원이 발달하면 환자에 맞는 정확한 진단을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리하게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병원 원칙에 따라 다른 병원에서 검사한 CT 등 기록도 가져오면 꼼꼼히 분석해 준다”고 덧붙였다.

민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의료전달 체계가 무너져 있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대학병원이 비대해져 조그만 질환으로도 대학병원을 찾고 개인의원은 상대적으로 영세해 환자들이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 원장은 “대학병원에 가기 전에 환자들이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전문병원이 발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에비스 나무병원은 건강검진 후 질환이 발견되면 복강경을 이용한 간단한 수술은 직접 시행하고 있다.
또 절제하지 않고 위 용량 줄이는 위밴드 삽입술도 시행한다. 물론 배를 열어야 하는 개복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학병원으로 환자를 보낸다.


민 원장은 “앞으로 지방 대도시에 비에비스 나무병원을 네트워크 병원화할 계획”이라며 “각 병원에서 환자의 진료기록을 공유해 환자가 다른 지역에 가더라도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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