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카네이션보다 건강’을 챙겨 드리자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04 16:58

수정 2009.05.04 16:58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어버이날’이 다가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누구나 부모님께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마련이다. 좋은 옷과 맛있는 먹을거리도 좋지만, 건강을 챙겨 드리는 일보다 더 값진 선물도 없을 것이다. 이번 어버이날에는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편지와 함께 젊음을 되돌려 드릴 수 있는 선물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부모님 건강검진 받으세요

나이가 들면 노화현상 때문에 여기저기 몸이 고장나기 마련이다. 질환을 미리 발견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을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물론 고가의 검진이 무조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의료보험공단에서 2년마다 시행하는 성인병 검진과 암 검진은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진단이 가능한 항목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검진을 하든 정기적으로 빠뜨리지 않고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검진은 처음부터 정밀검사를 하기보다 일반적으로 흔한 질병,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생활습관 등과 연관 있는 검사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여기서 이상 소견이 발견될 경우 다른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기본적 건강검진 항목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르다. 보통 시행되고 있는 건강검진은 40대 이후의 남녀 성인이 받기에 가장 알맞은 검사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종합건강증진센터 소장 최희정 교수는 2일 “건강검진은 일반적으로 1년 간격으로 시행하는 게 좋다”며 “기본 항목을 반복하되 개인의 건강 위험도에 따라 필요한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맞춤형 돋보기 쓰세요

나이 들어 세포가 노화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신경의 말단 부위부터 이상이 오기 시작한다. 특히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후반부터 눈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늙었다는 생각에 좌절하기 쉽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나이가 들면 눈도 늙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예방을 하면 좀더 오랫동안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에 이상이 느껴지면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부모님께 잘 나타나는 백내장, 녹내장 등 노인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나 고혈압이 있거나 녹내장이 의심될 경우 안저검사와 시야검사를 해야 한다. 백내장을 진단할 때는 세극등현미경 검사가 필요하다.

안과검진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생각한 것처럼 부담스럽지 않다. 보통 질환유무를 따지는 예방검진은 1만∼1만5000원 내외이며 특정 질병이 의심되거나 눈의 모든 질병에 대해 검사하고자 할 때 받는 안구정밀검사도 대개 6만∼7만원 정도면 된다.

또 노안이 오면 ‘길거리표’ 돋보기를 사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자녀들은 부모님이 정확한 처방에 의해 본인 눈에 맞는 돋보기를 쓰도록 권해야 한다.

■금연으로 혈관을 깨끗하게

말초혈관 장애는 말초동맥이 막혀서 생기는 질환이다. 흡연을 하는 중년 이상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다리가 저린 것이 특징이다.

말초혈관 장애는 보통 핏줄에 쌓인 혈전(피떡)을 녹이거나 혈관을 넓히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큰 혈관이 막혔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법으로는 좁아진 혈관에 풍선을 집어넣어 혈관을 확장시키거나 막힌 부위를 우회하여 인조혈관이나 자가혈관을 이용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인공혈관 성형술이 주로 시행된다.

혈액순환장애는 아버지들의 뼈 건강도 위협한다. 피는 뼈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해당 부위의 뼈에 문제가 생겨 괴사가 일어나고 그 부위가 무너지면서 관절도 손상된다.

그 중 대퇴골두(허벅지뼈가 골반뼈와 만나 엉덩이 관절로 연결되는 윗부분)는 다른 부위에 비해 혈액순환장애가 쉽게 나타난다. 모세혈관이 막혀 대퇴골두가 썩는 것을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라 한다. 이 질환은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 고관절 환자 10명 중 7명을 차지할 정도로 증세가 심한 편이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발병되면 고관절의 뼈 조직이 손실되면서 통증이 생겨 다리를 절거나 심하면 걷지 못하게 된다. 특히 음주는 혈청의 지질 이상을 초래해 대퇴골두 괴사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SK병원 정형외과 전성욱 과장은 “폭음이나 잦은 음주 습관을 고치고, 피부약 등을 많이 사용할 때는 스테로이드 제제(부신피질호르몬제)가 들어있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수술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초기에 발견되거나 회복력이 빠른 젊은 환자라면 대퇴골두에 구멍을 뚫는 감압술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 수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질환이 심각하거나 고령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눈도 늙는다. 하지만 예방을 하면 좀더 오랫동안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한 노인이 백내장 검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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